북&컬쳐 편집부
서재의 노동자, 강단의 성직자
《설교자의 인생》(임종구 / 다함)
그리스도인이라면 대부분 일주일에 한 번은 예배를 드리고 설교를 듣는다. 예배에 참석하는 성도에게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순서지만, 이 30~40분을 위해 설교자는 그만의 고통과 불안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운다. 그만큼 엄중하고 무거운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임종구 목사(푸른초장교회)는 어언 38년 세월을 설교자로 살며 설교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정진한 흔적을 이 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임 목사는 먼저 설교 언어에 주목한다. 그는 종교가 쇠락해 갈 때 생존을 위해 더욱 강한 언어와 몸짓을 사용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한다. 이 과정에서 강단은 오염됐고, 입에 올리기조차 고통스러운 종교 언어로 한국 교회의 이미지가 형성됐다고 분명하게 말한다. 또한 혐오 발언이나 성적 언행, 폭력적이고 회중을 정죄하는 언어로 강단을 어지럽히는 설교자를 준엄하게 질타한다. 이는 성경의 위엄과 고상한 가치를 욕보이는 것이며, 자신을 설교자로 부르신 하나님을 비웃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임 목사는 설교가 성도에게 베풀 수 있는 최상의 선행이자 신앙에 대한 예의라고 말하며, 모름지기 설교자는 골방에서 더 깊은 사색과 묵상, 독서를 통해 설교 언어를 정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어 임 목사는 설교자를 작업복 차림으로 서재에서 성경과 펜을 들고 땀 흘려 보화를 캐는 노동자에 비유한다. 그리고 서재를 나왔을 때는 겸손한 모습으로 성실하게 강단에서 말씀을 선포하는 성직자의 소명과 윤리를 가져야 한다고 도전한다. 그러나 설교자는 결코 설교 ‘기술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충고한다. 임 목사는 설교자의 정체성을 하나님께서 완성하실 설교의 ‘도구’로만 한정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임 목사는 이 책에서 설교자는 성도에 대해 예의를 갖춰야 한다고 일관되게 설득하고 있다. 그러나 예의가 어찌 설교자만 갖춰야 할 덕목이겠는가. 이 책이 목회자에게는 선배 또는 동료가 보내는 도전과 격려로, 평신도에게는 한 번의 설교를 위해 진액을 쏟아 내는 설교자의 고충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통로로 쓰이길 바란다. <이수영 기자>
은혜에서 성숙으로 나아가는 길
《신앙의 여정》(박영선, 윤철규 / 무근검)
“인생엔 언제나 배신이 기다리고 있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배우 윤여정이 읊조린 말이다. 76세 여배우의 소회와 같이, 살다 보면 필연적으로 내 기대를 저버리는 일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삶 역시 마찬가지다. 구원받은 후 영광스러운 삶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진입한 우리는 훈련을 맞이한다.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의 이 고단한 여정은 기대와 달리, 모호하고 곤혹스럽고 고통스럽다. 행복과 형통이라는 세상의 목표와는 확연히 다른, 연단과 실패로 점철된 현실을 겪기도 한다.
박영선 목사의 신간 《신앙의 여정》은 구원받고 난 이후의 삶에 집중한다. 그는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약속이 현실에서 효력이 없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오롯이 나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약속의 말씀이 우리 삶에 실상이 될 때까지 도전하시고, 훈련시키신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지속적인 성장의 과정 역시 하나님의 창조라고 표현한다. 복음을 받아들인 후, 인격이 자라고 인생이 성숙해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는 일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박영선 목사는 한국 교회가 인격의 성숙보다 헌신과 봉사를 더 큰 쟁점으로 삼아 온 것을 꼬집으며, 믿는 자의 자유와 책임, 순종과 성육신에 대한 설명을 누구보다 쉽게 풀어 준다. 특히 이 책의 공저자인 윤철규 목사와의 대담을 통해 신앙의 실제에 대해 보다 선명하고 구체적인 논증을 이어 간다. 그에 따르면 은혜는 우리의 최종 목적지가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자율적 순종을 온전히 이루는 자로 성장할 때까지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신앙의 여정이 얼마나 신비로우며 놀라운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기를 기도한다. <김미은 기자>
받은 은사에 충성해 칭찬받는 종이 되자!
《존 비비어의 은사》(존 비비어 / 두란노)
하나님께 받은 나의 은사는 무엇일까? 혹시 나는 아무 은사도 받지 않은 것 같아 좌절감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이 책은 내가 받은 은사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모든 성도에게 성경을 근거로 한 명확한 답을 제시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모든 자녀는 하나님께로부터 은사를 받았다.
이 책의 저자 존 비비어는 기계 공학도였으나, 대학 시절 예수님을 만나 자신의 은사를 발견한 후, 그리스도인 저술가로서 많은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은사를 발견한 경험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은사를 찾고 개발하는 모든 능력이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임을 고백한다. 또한 그는 달란트 비유를 통해 하나님께서 주신 은사의 크기는 각각 5개, 2개, 1개로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이 받은 은사를 십분 활용해 이를 배가하는 것이 은사를 받은 자의 올바른 태도라고 전한다. 물론 그 배가 또한 인간의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므로, 그분이 마음속에 주시는 음성을 듣고 믿음으로 순종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많은 성도가 주인의 선하심을 모르는 종처럼 한 달란트의 은사를 묻어 버릴 때가 많다. 그럴 때 저자는 하나님께 거룩한 두려움을 채워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며, 우리와 더 친밀해지길 원하시는 그분의 진정한 사랑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은사를 주신 이도, 자라나게 하시는 이도, 사용하시는 이도 모두 하나님이시다. 주인이 맡긴 은사를 잘 관리하고 최선을 다해 배가시킨 종처럼, 자신의 은사를 발견해 주변 사람을 살리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착하고 충성된 종이 되길 소망하는 이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