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2년 09월

9월 신간 소개 - 《사랑만 남긴 김동명 목사》 외

북&컬쳐 편집부

내내 그리운 주님의 사람

《사랑만 남긴 김동명 목사》(송미경 / 국제제자훈련원)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도시가 잠겼다. 갑작스러운 재난 속에서 빛난 것은 이웃을 구하기 위해 나선 사회적 의인들의 이야기였다. 반지하 건물에 갇힌 아이를 구한 이웃, 턱밑까지 물이 차오른 도로에 뛰어들어 다른 이를 구조한 시민 등, 누군가를 위해 궂은일을 자처한 모습은 많은 이에게 감동을 줬다. 

여기 한 목사가 있다. 우연히, 한차례가 아니라 평생동안 교회 안팎의 사람들을 품고 섬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한 김동명 목사다. 김 목사는 신사참배 반대 운동으로 투옥됐던 안이숙 사모에 비해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삶의 여정 내내 한 영혼을 찾아 말씀으로 세우며, 모든 삶을 주님께 드린 김동명 목사의 발자취는 돌아보면 돌아볼수록 깊은 울림을 준다. 

1940년 도미해 교회를 개척한 김 목사는 로스앤젤레스의 해결사이자 한인 사회의 아버지와 같았다. 도움이 필요한 자들에게 달려가고 먹이고 위로하며 도와줬다. 많은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고달픈 유학생 시절에 김 목사를 만나 하나님의 심정으로 사는 삶과 사역을 경험했다. 로스앤젤레스의 교회가 자리 잡자 김 목사는 복음을 들고 남미로 갔다. 교민들이 밤 10시에 일을 마친 후 모이면 새벽까지 말씀을 가르쳤다. 버스를 타고 열 시간 넘게 비포장도로를 달려가기도 하고, 너무 늦어 버스를 놓친 날은 밤새 걸어와서 곧바로 새벽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그는 머나먼 타국에서 쓸쓸함을 느끼다가도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며 죄송하다고 울었다.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우며 수많은 예수님의 제자를 길러 냈지만, 죄인을 구속하신 은혜에 감사하며 어린아이처럼 우는 그의 눈물은 마르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만나는 이마다 하나님의 사랑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만질 수 있게 했던 김 목사의 삶을 들여다보며 선한 도전을 받기를 기대한다. <김미은 기자>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의도적으로 선택하라

《이것이 너희 신이다》(크리스토퍼 라이트 / IVP)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신간 《이것이 너희 신이다》를 통해 현대 사회, 심지어는 교회 안에서조차 만연한 우상 숭배가 갖는 성경적 의미를 논증하고, 그리스도의 제자 된 성도는 이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핀다.

저자는 우상 숭배는 이미 아담의 타락부터 예정된 길이었다고 말한다. 아담은 스스로가 신이 되고자 했다. 선과 악을 판단하시는 유일하신 하나님의 자리를 자신이 차지하기로 한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불완전한 인간이 선악의 정의를 내리게 됨으로써, 사회는 왜곡되고 극심한 혼란에 빠졌으며, 이것이 바로 우상 숭배의 뿌리라고 강조한다. 하나님과 분리돼 두려움에 빠져 버린 인간이 자신을 여기에서 건져 주거나,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 강력하게 필요로 하는 무언가를 하나님보다 위에 두기 때문이다. 

사실 그리스도인조차 이 명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렇다면 성도는 우상 숭배의 죄악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하는가? 저자는 불완전한 인간이 만들어 낸 우상을 버리고, 모든 영역에서 유일하게 참되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 돌아가라고 선포한다. 하지만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생에 걸쳐 의도적으로 우상을 인식하고 거부하며, 의도적으로 하나님을 선택해야 한다고 도전한다. 

또한 저자는 역사와 현실에서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세상 권력을 성경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과연 하나님께서 공적인 영역에서 우리에게 부여하신 삶의 자세는 무엇인지 깨달아 현재에 적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실 우상 숭배와 그로 인한 악이 팽배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통치 아래 순종하는 제자로 살기란 쉽지 않다. 저자 역시 자신 또한 냉소와 절망에 굴복하려는 유혹과 날마다 싸운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제자는 그런 세상에서 구별돼 살도록 부름받은 존재다. 가을의 초입, 이 책과 함께 나조차 모르고 있던 내 안의 우상을 제거하고 창조와 구속, 심판을 아우르는 하나님의 광대한 이야기 속에서 소망을 발견하기 바란다. <이수영 기자>




자아 중독에서 벗어나 거룩한 갈증을 해갈하라

《천국을 향한 기다림》(래리 크랩 / 비아토르)


이따금 인생에서 답답하고 불만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하나님께 조급증이 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내 인생을 어떻게 펼치실지 미리 생각해 두셨는데, 그 플롯이 늘 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내가 원하는 상황을 손에 넣고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래리 크랩은 그럴 때조차, 우리에게 “속으로 신음하며 고대하(기다리)라”고 말한다.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책은 이 땅을 사는 그리스도인에게 주님의 재림, 즉 천국을 향한 ‘기다림’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기다림을 가능케 하는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인간 내면의 갈증에서부터 시작해 성경적 근거를 통해 차분히 풀어내고 있다. 

심리학과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기독교 상담의 새로운 길을 개척한 래리 크랩은, 《결혼 건축가》,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것》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그는 자신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느낀 내적 갈등을 진솔하게 다루면서, 성도가 세상의 즐거움과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주님의 재림을 열렬히 기다려야 하는 이유와 중요성에 대해 분명히 강조한다. 저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남에게 인정과 지지를 받고 존중받으며, 호기심과 애정을 받기 원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리스도인 역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감당하며 살려면 어느 정도의 인정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자기중심적인 기대감을 품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이것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것이 목표가 된다면 ‘자아 중독’, ‘관계 중독’에 빠지는 죄가 된다고 단언한다. 그는 이런 중독적 갈증을 거부하고, 영혼 깊은 곳에 있는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갈증을 자각해 십자가 생명을 흘려 보내는 선택을 내리라고 성도들에게 권면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