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4년 03월

3월 신간 소개 - 《교회 다니면서 교회사도 몰라?》 외

북&컬쳐 편집부

2천 년 교회사로 읽는 하나님의 꿈

《교회 다니면서 교회사도 몰라?》(김경덕 / 국제제자훈련원)


한국 근대사는 기독교를 제하고 논할 수 없다. 근대적 의미의 교육과 문화, 식민지하 민족 저항 운동 등의 모태는 푸른 눈의 사람들이 들고 온 기독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궁금해진다. 직항 비행으로도 하루가 꼬박 걸리는 먼 곳에서 태동한 기독교가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전해 이 궁벽한 나라에까지 전해져 역사의 물줄기를 바꿨을까.

그러나 궁금증을 해결하기에 교회사의 진입 장벽은 높기만 하다. 2천 년을 헤아리는 방대한 시간뿐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계사와 촘촘히 박혀 있는 교리까지 아울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이 책은 교회사의 큰 맥락을 모두 다루지만, 전문적인 학술 용어로 그들만의 리그에 가라앉지도, 겉핥기만 하다 중심을 잃은 채 배회하지도 않는다. 

도발적인 제목과 달리 저자 김경덕 목사(수원북부교회)는 위트 넘치는 친절한 선생님이 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솜씨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세상의 중심 로마에서 출발해, 황폐한 사막과 종교개혁의 한복판인 유럽, 신대륙 미국과 개화기 조선 땅을 종횡무진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2천 년 교회사의 핵심을 꿰뚫게 된다.

각 장의 중심을 관통하는 제목과 재치 가득한 해시태그가 호기심을 자극하고, 말미에 소개하는 영상 자료는 더욱 다양하고 풍성한 역사의 현장으로 독자를 안내해, 더 깊은 이해를 돕는다.

세상 나라는 성장하고 분열하며, 타락하고 쇠락해 간다. 교회 역시 그 끝없는 명멸의 한복판에서 비슷한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러나 찬란한 영광을 뒤로하고 사라져 간 세상 나라와 여전히 건재한 교회의 차이는 명확하다. 교회는 늘 쇠락의 지점에서 본질을 갱신해 더욱 순수한 믿음의 결정체로 벼려져 왔다. 교회의 설립자이며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셨다. 이 책을 통해 친히 역사를 써 내려가시는 하나님과 만나, 하나님의 꿈을 함께 꾸는 진정한 교회로 거듭나길 바라며 추천한다. <이수영 기자>



환대하는 아버지의 품으로 속히 돌아가자

《회복의 여정》(이규현 / 두란노)


이규현 목사(수영로교회)의 신간 《회복의 여정》이 출간됐다. 이 책은 누가복음 15장 속 탕자의 비유에서 아들을 끝없이 기다리는 아버지의 사랑과 용서에 초점을 맞춰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풀어내고 있다. 

아담의 원죄에서부터 하나님과의 관계가 깨어진 인간은 하나님을 멀리하고 싶어 한다. 하나님을 떠나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살면 행복할 것이라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하나님을 벗어난 것은 자유가 아니라 자기 소외이며, 하나님을 부정하고 소외시킨 결과는 자기 유기라고 말한다. 저자는 탕자의 이야기에서 둘째 아들이 아버지를 부정하며 떠난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둘째 아들이 돌아오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아버지에게 시선을 집중한다. 기다리는 아버지가 없으면 아들이 돌아오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집이 있고 아들을 기다리는 아버지가 있기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유의미해진다. 아들은 아버지를 떠났지만, 아버지는 아들이 집을 떠난 그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마을 어귀를 응시하며 그를 기다렸을 것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보낸 적이 없는 것이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기다림도 그렇다. 우리가 돌아오기 전부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애타게 기다리셨고, 우리가 하나님을 찾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셨다. 그리고 죄인이 돌아와 그분의 품에 안길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으신다. 우리를 기다리시고 기다리시며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다시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내 삶의 불청객 하나님

《틈입하시는 하나님》(제임스 에드워즈 / 성서유니온)


때로 혹은 자주 하나님께서는 우리 삶을 방해하신다. 그리고 그 일을 통해 우리를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합당한 자로 변화시키신다. 견실한 성서학자 제임스 에드워즈는 이번 신간을 통해 때로 우리를 거슬리게 하는 하나님, 그분을 결코 기대하고 있지 않을 때 인생에 들어오시는 하나님에 대해 조명한다. 아브라함도 바울도, 그리고 성경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은 하나님을 먼저 찾지 않았다. 그들은 자기 일과 인생에 몰두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자신을 위해 쓴 인생의 각본을 뚫고 들어오신다. 

저자는 여덟 명의 성경 인물, 아브라함, 야곱, 모세, 기드온, 요나, 마리아, 예수님, 아나니아에게 찾아오셔서 자신의 뜻을 행하게 하신 하나님을 돌아본다. 

예를 들어 늦은 나이에 자신이 원하지도 않던 큰 백성의 조상이 되는 운명을 명령받게 된 아브라함과 사라를 보자. 너무 오래 이뤄지지 않는 운명에 의구심을 가질 때마다, 수수께끼 같은 삶 속에서 늘 신실하게 응답하셨던 하나님의 약속을 붙든 아브라함의 장막 문 앞에 하나님께서 찾아오신다. 아들을 낳을 거라는 말씀에 사라는 냉소를 터트린다. 하나님께서는 장막 뒤의 사라가 얼마나 괴로운지 아시기에 그녀를 꾸짖지 않으시고 능치 못할 것이 없으심을 말씀하신 후에 그 말씀을 이루신다. 

때로 인간은 하나님의 말씀에 환멸을 느끼고 하나님과 씨름하며, 회심해서 순종의 길을 걷기도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자신의 백성에게 결코 지치지 않으시고 믿음의 모험으로 부르신다. 올 한 해 내 삶의 목적지까지 흔들림 없는 방향타를 잡고 계신 하나님과 함께 피할 수 없는 뜻밖의 항해를 즐겨 보자. <김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