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4년 06월

6월 신간 소개 - 《그래도 소망이 있다》 외

북&컬쳐 편집부

인생의 절규에 복음이 답하다

《그래도 소망이 있다》(이인호 / 익투스)


여기 절망의 끝에 다다른 한 여인이 있다. 극심한 흉년에도 어떻게든 살아남고자 온 가족이 삶의 터전까지 옮겼지만,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자신의 정체성인 기쁨도 산산이 흩어졌다. 이렇듯 룻기는 엘리멜렉과 나오미 집안의 엄청난 비극으로 시작한다. 연이은 불행으로 텅 비어 돌아온 나오미의 회복은 어떻게 가능할까? 

신간 《그래도 소망이 있다》는 더사랑의교회 이인호 목사의 룻기 강해설교집이다. 고난의 터널 속에서 하나님께 엎드렸을 때, 텅 빈 인생을 채워 주시는 하나님의 긍휼을 경험한 이 목사는 자신만의 복음적인 혜안을 담아, 룻기 속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를 섬세하게 풀어낸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뜻을 바르게 살피지 못한 엘리멜렉 집안의 실패와 이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친절한 설명과 풍성한 은혜로 설파한다. 

책의 구성 역시 온화한 설교자의 색깔이 묻어난다. 총 12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챕터가 시작될 때 해당 본문에 대한 요약을 제공한다. 마치 시나리오와 같은 생생한 묘사를 통해 말씀의 결을 훑어 가다 보면, 간결하고 묵직한 핵심 메시지를 만나게 된다. 챕터의 끝에 마련된 생각 나누기 코너를 통해 개인, 혹은 소그룹으로 각 메시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나눌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는 지극히 깊은 침체를 더 짙은 인애와 사랑으로 덮으시며, 고통의 절규를 감사의 찬송으로 바꾸셔서 구원의 역사를 이어 가신다. 남다른 울림이 있는 이인호 목사의 룻기 강해설교를 통해 가정과 교회, 침체된 내면의 공간을 다시 복음으로 세워 가길 소망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강력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기발한 상상과 탁월한 통찰이 가득한 소예언서 가이드

《열두 예언자의 잃어버린 편지들》(존 골딩게이 / IVP)


구약성경의 마지막 열두 권은 소위 ‘소’예언서(Minor Prophets)로 분류되지만, 분량에 차이가 있을 뿐 다루는 내용은 결코 ‘마이너’하지 않다. 다만 짧은 분량 때문에 독자가 몰입할 수 있을 만한 커다란 내러티브와 시대적 배경이 드러나지 않아 이해도가 떨어질 뿐이다. 그런 면에서 저자 존 골딩게이 교수(풀러신학교 구약학)의 기발한 상상력이 주목된다.

저자는 예언자의 주변 사람이 예언자에게 특정한 질문을 던진 편지를 보냈으며, 그 질문을 바탕으로 예언서가 작성됐으리라고 상상한다. 이를 테면 호세아는 음탕한 아내 고멜의 어머니로부터 사위인 자신을 비난하는 편지를 받은 후, 그 답장으로 호세아 2장 2~13절의 내용을 보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또한 미가는 동시대 사람인 이사야, 히스기야왕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하나님의 메시지를 차곡차곡 채워 나간 것으로 그려 낸다. 

저자의 확장된 상상력은 반드시 성경에 직접 언급된 인물만 활용하지 않는다. 하박국은 예루살렘의 촌부 엘리사마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유명한 3장 17~19절의 말씀을 도출해 낸다. 아모스는 여로보암왕의 보좌관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공의를 행하시는 하나님께서 북이스라엘을 주목하심을 경고한다. 또 각각의 편지 말미에 그 말씀이 쓰여질 때의 배경을 해설하며 학문적 이해도 놓치지 않는다.

예언이 선포된 배경과 1차 대상자를 명확히 인식하는 것은 예언서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그 상황을 오늘의 나에게 비춰 보고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발한 상상력과 탁월한 통찰로 무장한 이 책이 소예언서를 보다 흥미진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가이드가 돼 주리라 확신하며 추천한다. <이수영 기자>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소외된 이웃을 품으라

《낮은 데로 가라》(김관성 / 규장)


김관성 목사는 행신침례교회를 개척해 7년간 섬긴 후, “낮은 데로 가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코로나 시기인 2022년 다시 한번 낮은담침례교회를 개척했다. 김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마주했던 여러 고민들을 아모스서를 묵상하며 정리해, 신간 《낮은 데로 가라》를 출간했다.

이 책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누렸던 시절에 심판의 메시지를 전한 아모스 선지자의 선포를 통해, 오늘날 말씀과 동떨어져 자신만의 종교적 열심에 빠져 있는 그리스도인에게 일침을 가하고 있다. 아모스 선지자 시대에 왕이었던 여로보암 2세는 하나님께서 정해 주신 이스라엘의 신앙 체계와 시스템을 유지하지 않고 자신의 마음대로, 그리고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종교 시스템을 뜯어고쳤다. 

이로 인해 백성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제대로 선포되지 않았고, 이들은 말씀과 동떨어진 종교적 열심에 빠져 자신들이 예배를 잘 드리고 구원받았다고 착각했다. 저자는 당시 이스라엘의 모습이 오늘날 자신의 삶, 자신의 미래, 자신의 노후 등 온통 ‘자기 자신’에만 정신이 팔려 이웃에게는 관심이 없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평안을 얻으려는 성도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아모스의 선포처럼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경고에 귀 기울이며 ‘내 신앙’, ‘내 예배’에만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소외된 이웃을 주님의 마음과 시선으로 바라보며 영적 가족으로 품고 복음을 삶으로 드러내길 원하는 성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