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4년 11월

11월 신간 소개 -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외

북&컬쳐 편집부

절망의 골짜기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할 결심

《그리 아니하실지라도》(미첼 리 / 국제제자훈련원)


유월절이 되면 유대인들은 한자리에 모여 “다예누”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는 하나님의 구원 그 자체로 이미 놀라운 은혜이며, 감사와 찬양을 받기에 합당하시다는 고백이다. 하나님은 선하신가? 내 삶에 일어난 최악의 일을 떠올려 보라. 그 일조차도 “하나님은 선하시다”라는 명제를 무력화할 수 없음에 동의하는가? 

이 책의 저자 미첼 리 목사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의 이른 죽음, 목회 사역의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는 두 단어 “Even if”(그리 아니하실지라도)를 발견했다. 저자는 느부갓네살왕의 금 신상에 절하기를 거부하고 풀무불에서 건져 내실 하나님을 의지하며, “그렇게 하지 아니하실지라도” 오직 하나님만 섬기겠다고 선포한 다니엘의 세 친구처럼 절망 속에서도 나와 계속 동행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바라보자고제안한다.

또한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언제 하나님에 대한 신뢰를 잃는지 그 원인과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며, 우리의 믿음과 의심이 중첩될 때 다시 믿음의 길을 걷게 하는 성경 속 지혜를 돌아본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구원하실 수 있는 하나님을 확신하고,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하나님을 섬기기로 결심할 때, 우리의 믿음과 삶이 완전히 달라진다며 자신의 고백을 담은 기도문도 소개한다. 

하나님께서 선하시다는 말은 그가 자기 백성을 위해 일하시고자 하는 뜻과 능력을 모두 갖추고 계심을 의미한다. 선하신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나를 빚어 가고 계신다. 깊은 수렁과 고난의 골짜기에서도 “그리 아니하실지라도” 선하신 하나님께 예배하기를 선택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한국교회여, 예언자적 영성을 수혈하라

《예레미야의 영성》(차준희 / 새물결플러스)


스스로를 ‘구약 전도사’로 칭하며, 다수의 구약 관련 강의와 출판을 통해 구약성경 대중화를 위해 노력해 온 차준희 교수(한세대학교 구약학)가 2007년 출간된 예레미야 강해서를 대폭 개정, 증보해 재출간했다. 

저자는 특히 예레미야서를 전공한 학자로서, 이 책은 그간 저자가 꾸준히 관련 자료를 수집하며 이어 온 학문적 성찰이 고스란히 담긴 역작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예레미야서는 시간순으로 기록돼 있지 않고 예언서 특유의 상징과 비유로 가득 차 있어,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일반 성도가 이해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저자는 예레미야서를 분석하고 25개의 챕터로 나눠 예레미야의 소명과 좌절, 그의 사역, 유다에 대한 하나님의 책망과 심판, 새 언약 등을 강해한다. 그리고 본문을 낱낱이 해부해 그 의미를 해설하며, 필요에 따라 원문과의 대조를 통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 차준희 교수는 한국교회에 예언자적 영성이 수혈돼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하는 신학자다. 예언자적 영성이란 매국노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하나님의 뜻은 항전이 아니라 항복이라 말할 줄 아는 담대함과 통찰력이며, 선지자 개인의 불행한 일상을 사역과 분리할 줄 아는 지혜, 평생에 걸친 고난이 결국 노년까지 이어지는 것조차 받아들이는 겸손함과 순종이다. 

수상한 시절일수록 하나님께서는 예언자적 영성을 지닌 일꾼을 찾으신다. 깊어지는 가을, 예레미야의 삶과 사역을 통해 나는 지금 하나님께서 찾으시는 일꾼인지 돌아보는 시간을 갖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이수영 기자>



기다림은 믿음의 여행이다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마크 브로갑 / 두란노)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기다리는 것을 불필요하거나 낭비라고 여긴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때는 당일 배송을 선택하고, 놀이공원에서 매직 패스를 끊어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기구에 탑승하길 원한다. 

이렇듯 세상은 점점 더 기다리는 것을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성경 전체를 통해 사랑하는 자녀에게 기다리라고 말씀하신다. “내가 여호와를 기다리고 기다렸더니”(시 40:1). “양자 될 것을… 기다리느니라”(롬 8:23).

마크 브로갑은 저서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다》에서 하나님의 관점에서 기다림은 좋은 것이며, 그리스도인은 평생 수많은 기다림을 통해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고 그분과 더 친밀한 관계를 쌓아 갈 기회를 얻는다고 말한다. 

물론 기다림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모든 인생에는 기다려야 하는 순간이나 시기가 있다. 저자는 이런 공백들을 영적으로 무익한 반응으로 채우면, 그것이야말로 기다림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다림을 단순한 지체로 보지 않고, 삶의 공백들을 하나님께 소망을 두기 위한 기회로 본다. 그는 결국 기다림이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의 여행으로 쓰임받는다고 이야기한다. 

이 책을 통해 기다림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졌던 성도들이 기다림을 통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더 알아 가고, 인생의 공백을 하나님에 관한 진리로 채워 가는 기다림의 은혜를 맛보는 시간이 되길 소망한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