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25년 03월

《하박국, 폭력의 세상에서 믿음으로 살다》 외

북&컬쳐 편집부

지금도 여전히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

《하박국, 폭력의 세상에서 믿음으로 살다》(크리스토퍼 라이트 / 시들지않는소망)


선지자 하박국이 살았던 당시 고대 근동 지역은 수십년 동안 혼란에 휩싸여 있었다.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등 강대국의 경쟁 속에서 유다같이 작은 나라는 두려움 속에서 살아야 했다.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와 다른 신들에 대한 혼합주의 숭배, 빈곤과 사회 불평등, 엘리트 계층의 착취 등 끔찍한 상황은 지금 시대와도 매우 유사하다.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전쟁과 테러, 강대국들의 자국 우선주의, 뿌리 깊은 진영 갈등으로 전 세계는 구조적인 악과 폭력, 불의로 뒤덮여 있다. 2,500년 전 불의한 시대를 살았던 하박국은 마치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의 심정을 대변하듯 하나님께 따져 묻는다.

이번에 소개하는 신간 《하박국, 폭력의 세상에서 믿음으로 살다》는 불의한 세상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항의하고 질문하며, 믿음의 결심으로 나아가는 하박국의 모습에 공감한 크리스토퍼 라이트가 연례 모임에서 강해한 하박국서를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악인이 승승장구하는 것 같은 세상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서 왜 침묵하고 계신지, 공의의 하나님께서 어떻게 악인들을 당신의 정의 도구로 사용하실 수 있으신지를 하박국의 질문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구체적인 답변으로 풀어낸다.

폭력의 세상을 불평하는 하박국에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관점으로 더 넓은 지평을 바라보라고 하신다. 그리고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 것이라고 말씀 하신다.

하박국처럼 우리도 믿음으로 살아가도록 부름받았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을 받아들이며, 하나님께서 이 땅을 회복시키시고 당신의 영광으로 채우실 것임을 믿으며 나아가길 원하는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각성한 신인류, 교회의 본질을 생각하다

《바울의 교회 생각》(이상학 / 두란노)


20세기 말, 자유분방해진 사회적 분위기와 다양한 미디어로부터 영향을 받은 청년 세대는 기성세대와 사뭇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사회 대부분의 영역을 뒤흔들었다. 그전까지 청년 세대가 향유하던 문화가 전통적 범주에서 어느 정도 이해 가능했다면, 이제는 사회적 현상으로 연구할 대상이 됐다. 당시 이들을 칭하던 ‘신인류’라는 단어는, 특정 시기에 태어나 자라면서 비슷한 문화적 경험을 공유한 이들을 묶어 ‘OO 세대’라는 이름으로 규정하는 시초가 됐다.

그런데 아득히 먼 옛날에도 이와 같은 신인류가 존재했다. 이상학 목사(새문안교회 담임)는 에베소서에 담긴 교회와 성도의 본질에 대해 강해하며, 성도를 가리킬 때 흔히 쓰는 표현인 ‘새사람’에서 확장한 ‘신인류’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성도는 세상과 다르게 사고하는 새로운 세대임을 시사하고 도전한다.

또한 교회의 정체성을 갈등하고 투쟁할 뿐인 세상에서 오롯이 화평을 실천하고 소망을 주는 ‘새로운 사회’로 정의하며, 성도가 교회가 되고 교회를 이룬다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의미인지 해설한다. 그리고 사도와 선지자의 가르침이 아닌 다른 터 위에 교회가 세워진 현실을 개탄하며, 경영학과 마케팅, 심리학 등 세상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원리가 걸러지지 않은 채 교회 안에 들어와 주인 행세하는 현실을 따끔하게 지적한다. 아울러 신인류로서 마땅히 취해야 할 성경적이고도 구체적인 삶의 방식을 조언한다.

신인류는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점에서 성도의 정체성과 일치하며, 그 기준은 오직 성경이다. 오직 성경의 터 위에 서서, 교회의 본질을 지키는 신인류가 돼야 한다. 이 책과 함께 각성한 신인류의 길을 고민하고 모색해 보길 바라며 추천한다. <이수영 기자>



약자 곁의 나를 돌보시는 하나님의 위로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김혜령 / IVP)


신간 《죽을 때까지 유쾌하게》는 신학자인 저자가 한국교회 부흥기를 통과한 목회자셨던 아버지의 알츠하이머 발병 후, 부모님과 합가하면서 느낀 영적 소회와 철학적 고찰을 담아낸 책이다.

아버지의 삶의 마지막이라 할 수 있는 시기를 동행하며, 저자는 성경을 통해 삶을 해석하고 이 해석을 통해 약자와 동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진정한 정의가 드러난다고 말한다. 특히 하나님께서 생명을 거두실 때까지 살아 있는 존재로서 약해진 아버지를 돌보며, 삶의 비극 속에서도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한 저자의 겸허한 일상 신학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젊은 시절 아버지의 빛나는 성취보다도, 인지와 신체 능력이 서너 살 정도로 퇴행한 아버지가 질병의 고통을 버텨 내는 모습을 볼 때 성경과 인생의 더욱 진리를 잘 배우게 된다고 고백한다.

긴 세월 가족의 병을 돌보는 자들에게는 버거운 삶의 무게와 좌절의 그늘이 찾아올 수 있다. 그 갈등과 그늘에서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유쾌한 위로를 붙잡고 노래하는 저자의 고백은 따스한 오후 햇살 같기도 하다.

또한 가족 외에도 은퇴한 목회자를 위해 여전히 중보기도를 아끼지 않는 성도들의 사랑에 대한 존경을 말하는 부분에서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한줄기 햇빛의 온기가 언 땅을 녹이며 새싹을 틔워낸다. 추운 계절의 끝을 고하며 다가오는 봄에는 한국교회와 공동체 안에 약자를 향한 지긋한 관심과 사랑, 서로에 대한 감사와 자발적 헌신이 더욱 넘치기를 기도한다.  <김미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