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14년 11월

11월 신간소개 *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외

북&컬쳐 편집부

오늘의 구도자는 도시를 헤맨다
『소설로 떠나는 영성순례』 (이어령 저/ 포이에마)


“옛날 성자들이 꽃밭이 아니라 사막에서 영성을 얻을 수 있었다면 오늘의 사막은 어디에 있겠습니까. 바로 저 소설의 무대인 도시의 아스팔트 거리일 것입니다.”
다섯 편의 소설에서 영성을 해석해 낸 이어령의 신간이 발간됐다. 이 책은 지난해 저자가 양화진문화원에서 강의한 내용을 다듬어 펴낸 것이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 형제들』, 릴케의 『말테의 수기』, 앙드레 지드의 『탕자, 돌아오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등 다섯 편의 소설을 통해 영성이라는 화두를 던진다.
소설 속 다양한 인간 군상들과 내면의 고뇌, 인생의 의미 등을 통해 독자는 새롭고도 깊이 있게 신앙을 조망할 수 있다. 한편, 저자는 문학평론가로서 작품을 충실하게 해석하면서도 다섯 소설에 얽힌 개인적인 사연을 풀어내는 등 재밌게 이야기를 이끈다. 특유의 문체로 술술 풀어낸 작품 해설은 오히려 친근한 이야기에 가깝다.
작가는 한 권의 책에 자신이 살아온 시대, 경험한 문화, 만났던 사람을 모두 녹여낸다. 그들의 삶, 그리고 지금 우리의 삶이 엮어져 역사가 된다. 소설이든 시든 영화든 뭐든 상관없다. 예수님처럼, 그것을 비유 삼아 하나님 나라를 풀어내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소설을 통해서 영성을 찾는 내 자신의 한 순례(Pilgrim)가 여기서 시작되는 것이지요.” <백지희 기자>

 


때로는 괜찮다고 말하지 않아도 된다
『화내지 않는 엄마는 없다』 (리사 터커스트 저/ 사랑플러스)


“아, 오늘도 폭발하고 말았다!” 우리는 매일같이 화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한다. 매번 감정을 꾹꾹 억누르고 쌓아 두다가 폭발하는 패턴을 어떻게 하면 끊을 수 있을까?
저자는 우리가 감정에 대응하는 방식을 네 가지로 분석한다. 감정을 폭발시키면서 스스로 수치심을 느끼는 유형, 감정을 폭발시키면서 타인을 비난하는 유형, 감정을 억누르면서 장벽을 쌓는 유형, 감정을 억누르면서 보복을 위한 돌을 모으는 유형으로,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우리의 감정이 다르게 표현됨을 밝히며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일과 육아 등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며 감정 컨트롤이 어려운 여성들의 여러 사례와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자신에게 실망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 책은 결코 다그치거나 혼내지 않는다. 저자는 오히려 자신의 부끄러운 경험까지 나누며 공감 어린 위로와 지친 어깨를 다독여준다. 그리고 결국 해결법은 예수 그리스도께 있음을 강조하며, 영혼의 고결함을 지키라고 말한다. 불쑥 치솟는 분노를 솔직하게 하나님 앞에 맡겨 드릴 때, 우리 날것의 감정을 그분께서 그분의 방법으로 정제시켜 주실 것이다.
나는 감정을 폭발시키는 유형인가, 혹은 억누르는 유형인가? 이 책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며 하나님께서 주신 감정을 올바르게 다스리고 표출하는 지혜를 얻길 바란다. <김하림 기자>

 

 

당신의 청력(聽力)은 안녕하신가요?
『하나님을 들으라』 (존 파이퍼 저/ 두란노)


‘기쁨의 신학자’라 불리는 복음주의 설교가 존 파이퍼의 묵상집 『하나님을 들으라』가 출간됐다. 매일 수많은 소리에 파묻혀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자극적인 소식이 아니면 관심 두지 않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소리가 스쳐 가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하나님의 음성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을까?
5개의 챕터, 48개의 꼭지로 구성된 이 책은 꼭지마다 10페이지를 넘지 않는 짧은 묵상들을 통해 독자들이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각 꼭지의 주제들은 독자들이 오랜 시간 품고 있었던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하고, 또 다른 의문이 들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묵상에 공감하고 개인적으로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노력할 때, 주변의 번잡한 소리는 사라지고 하나님의 말씀만이 선명해질 것이다.
또한, 교리적인 주제뿐만 아니라 옷, 언어, 트위터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지만, 신앙적으로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말씀 묵상의 시야와 청야가 넓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의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흥미 있는 주제를 골라 매일 한 꼭지씩 묵상해도 좋을 듯하다. 이 책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를 원하는 많은 그리스도인에게 꾸준한 말씀 묵상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 <방선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