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편집부
부활의 신비로 영성을 말하다
『일상- 부활을 살다』(유진 피터슨 저/ 복 있는 사람)
일상 속에서 부활을 묵상한 적이 있는가? 십자가에 대해서는 묵상할 기회가 많지만 부활은 어떤가? 삶은 계란과 부활주일 설교만으로 부활의 본질을 이해하기엔 분명 무리가 있다.
『다윗, 현실에 뿌리박은 영성』을 통해 현실에 임재하시는 하나님의 이야기를 풀어냈던 유진 피터슨이 이번엔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부 부활의 경이에서는 부활의 본질이 경이감임을 밝힌다. 우상 숭배로 가득한 우리의 일상, 특히 일터에 부활이 임한다는 것은 곧 경이감의 신비를 회복한다는 의미다. 2부 부활의 식사에서는 성경 속 식사 장면을 통해 부활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저자는 함께하는 식사는 일상성을 가짐과 동시에 부활의 식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3부 부활의 친구들에서는 부활에 참여했던 이들을 살핀다. 그들에게 부활이 어떤 의미이며, 우정 속에서 어떻게 부활의 영성을 형성했는지 접근한다. 끝으로 부활에 관한 본문을 <메시지> 성경 번역본으로 실어 묵상하도록 했다.
우리의 일상과 영성을 해체하는 유진 피터슨의 문체가 절박하게 느껴진다. 실로 우리의 영성은 일상을 떠나서는 설명할 수 없다. 일상 속에서 부활의 신비, 즉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한 여전히 나 자신이 인생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하나님의 세밀한 손길을 느끼며 살아가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백지희 기자>
천국의 소망, 마지막 때를 살아 낼 용기
『결말을 알면 두렵지 않다』 (한홍 저/ 규장)
“요한계시록은 고통 받는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교회를 박해하는 세력이 온 세상을 뒤덮고, 두려움이 엄습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책이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의 환난을 너무나 잘 알고 계신다. 그래서 하나님은 이 땅의 로마제국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하나님나라의 권세와 영광을 보여 주심으로써, 당신의 자녀들로 하여금 고통스런 현실을 이겨 내게 하신다.”
예수님의 재림과 심판 등 어렵고 두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고 여겨지는 요한계시록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까이하기엔 너무나 먼 당신’과 같다. 난해한 상징과 숫자들의 나열, 여러 가지 비유 등 해석에 주의하지 않으면 신학적 오류에 빠지기 십상이다.
한홍 목사는 『결말을 알면 두렵지 않다』를 통해 요한계시록을 ‘교회’, ‘예배’, ‘세상의 허무한 최후’, ‘천국의 영광스러움’이라는 네 개의 주제로 나누고, 1장부터 22장까지를 꼼꼼히 주해하며 조심스럽지만 담대하게 하나님 나라의 진정한 의미를 전한다.
이 책은 소망 없어 보이는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용기를 준다. “하나님의 놀라운 영광을 보며 썩어 없어질 현실에 무릎 꿇지 말라”고 말이다. 이 책을 마주하는 성도와 교회에 영원한 하나님 나라와 예수님의 빛나는 영광이 임하길 기대한다. <김하림 기자>
‘잘 사는 것’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잘 사는 것』(김남준 저/ 생명의말씀사)
『예배의 감격에 빠져라』, 『게으름』, 『개념없음』, 『서른통』 등 수많은 저서로 그리스도인들의 바른 신앙생활을 일깨우고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김남준 목사의 신간 『인간과 잘 사는 것』이 나왔다. 생애 가장 큰 수술을 통해 삶과 하나님을 더 깊이 묵상한 그는 수술을 마친 이튿날부터 이 책을 집필했다.
저자는 육체의 고통 속에서도 정신은 은혜 가운데 있었다고 고백하며 인생의 모든 불행은 인간으로서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한 질문과 바른 대답 없이 그릇된 방식으로 행복해지려는 데서 생겨난다고 말한다. 그리고 ‘잘 사는 것’을 ‘인간은 누구이며, 인간의 행복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시켜 답을 찾는다. 흥미로운 것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신학뿐만 아니라 철학을 통해서도 풀어간다는 점이다.
제1장 신학의 궁극적 관심, 제2장 질서 안에 있는 인간 존재, 제3장 인간의 행복과 관계 맺음, 제4장 잘 사는 것과 거룩함 등 각 장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으로서 잘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관계 맺는 것이 가장 중요함을 알게 된다. 더불어 하나님과 관계 맺는 것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와도 연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관계를 올바로 정립하고 하나님 안에서 거룩함을 회복할 때 인간 존재 의미와 참 행복을 깨달을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더 ‘잘’ 사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길 바란다. <방선주 기자>
*화제의 책
제자도, 나를 따르려면 비용 지불을 하라
『제자도 신학』(마이클 윌킨스 저/ 국제제자훈련원)
한동안 제자도와 관련된 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제대로 제자도를 이해할 만한 책은 드물었다. 그러나 마이클 윌킨스의 책 『제자도와 신학』은 성경신학적 논리와 함께 그의 목회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천신학적 지혜로 성경적 제자도의 원형을 탐구한다.
“나를 따르라”라는 예수님의 부르심 이후 역사상 가장 많은 무리가 생겼다. 우리는 그 무리를 제자라고 부른다. 그렇다면 제자 무리는 어떻게 생겼고, 지금 이 시대에서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도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예수님께서 추구하신 제자도의 원형을 직시해야 한다.
이 책은 성경이 말하는 제자도의 가르침에 기초해 신학적 기반을 든든히 다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 한 번 읽고는 어떤 의미인지 음미하게 되는 번역서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 매끄럽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1부 제자도의 본모습을 찾는 여행, 2부 예수님의 제자도 환경, 3부 예수님의 제자도 형태, 4부 복음서의 제자도, 5부 초대 교회의 제자도, 6부 세 번째 천 년을 향하여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글의 모든 서두는 초점 맞추기로 시작해, 마무리는 복습 문제로 끝난다.
눈여겨볼 점은 14장 “제자들이 사라졌다?”라는 부분이다. 저자는 서신서에서 ‘제자’, ‘제자도’라는 단어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한다. 성경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왜 제자라는 단어가 사라지고, 신자들, 형제와 자매들, 성도,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가 등장했는지 성경신학적 입장에서 구체적으로 용어 설명을 하고 있어 흥미롭다.
또, 제자 삼으라는 지상명령은 제자들이 다른 제자들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할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때 예수님과 먼저 긴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지, 다른 제자들과 관계 맺는 것을 우선시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사실 제자도, 곧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하자, 그의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라고 하셨다. 그러자 부자 청년은 근심하며 돌아간다. 그만큼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재산을 나누거나 자기 부모를 미워하거나 자기 십자가를 지는 등 비용 지불이 필요한 일이다.
이 책에서는 제자가 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신학적으로 접근해 계산하고 있어 꼼꼼히 읽어볼 만하다. 즉 그 비용 지불은 예수님을 자기 삶의 중심으로 삼는 것이다. 제자훈련과 관련한 사역자라면 한 번쯤 정독할 것을 권한다.
여행,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강력한 은유
『여행, 관광인가 순례인가』(요르그 리거 저/ 포이에마)
“여행은 편견과 완고함, 좁은 마음에 특효약이다. 이 때문에 우리에게는 여행이 필요하다.” 이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다. 여행은 견문을 넓히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가장 유효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여행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해 신앙적 묵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은 저자가 여행이야말로 기독교 전통과 하나님에 대한 다양한 경험에 의미심장한 영향을 미친다고 확신하며 쓴 기독교 여행 신학서다. 저자 요르그 리거는 독일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민 온 신학자로, 수많은 나라를 여행한 여행 베테랑이다.
저자는 경제적 여건이 좋아지자 다양한 형태의 선교 여행이 신앙 공동체에 일종의 기분 전환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그것은 공동체의 정체성 형성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기독교 신조에 참신한 관점을 제공하는 경우도 드물다고 통렬하게 비판한다. 이 책은 1장 길 위의 경험-여행, 관광, 이주, 2장 길 위의 신학-여행에 관한 신학적 사유, 3장 길 위의 도전-순례자와 방랑자, 4장 종교 관광을 넘어 다른 방식으로 여행하기, 5장 지향점을 가진 여행 저항과 재구성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여행에 관한 신앙적 물음을 던진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책이다.
본서에는 아브라함의 여정에서 예수와 바울의 여행, 중세 순례자에서 오늘날 범지구촌 여행자에 이르기까지, 여행에는 다양한 종교적 의미가 함유돼 있다. 기독교 신앙은 길 위에서 완성된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을 기억하며, 올해 계획된 여행을 통해 주님이 주시는 음성을 들어 보길 바란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