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19년 02월

2월 신간소개 * 《나이듦의 신학》 외

북&컬쳐 편집부


평범한 일상에 대한 비범한 이야기

《주목할 만한 일상》(프레드릭 비크너 지음/ 비아토르)

저자 프레드릭 비크너는 목회자이자 작가답게 적당한 일상의 언어로 편하게 마주 앉아 대화하듯 그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는 살면서 가끔은 가던 길을 멈추고 일상을 낯설게 볼 것, 하나님께서 내게 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분의 임재를 경험해 볼 것을 권한다. 시와 그림, 음악 등의 언어적, 비언어적 예술을 통해 그것이 가능하다고 우리를 조심스럽게 설득한다. 또한 세상의 모든 역사는 결국 하나님과 사람의 이야기임을 강조하며, 당시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던 일이 지금 생각해 보면 자신의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핵심 플롯이었는지를 털어놓는다. 사실 비크너는 소년 시절 아버지의 자살을 경험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삶의 여정과 함께 그 기억과 그것을 치료했던 과정을 담담하게 고백하며 진정한 화해, 거기에서 오는 기쁨과 안락함을 이야기한다. 우리 삶은 여전히 엉망진창이고 때로는 전쟁 같은 고난이 닥치겠지만 그 모든 일 아래에는 하나님의 품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참임을 ‘아는 것’이 바로 기쁨이라고 강조하며, 일상에서 출발해 화해와 기쁨으로 향하는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익숙해진 겨울의 일상도 어느새 끝자락이다. 다가올 새 봄, 새로운 일상과 자연을 통해 매 순간 말씀하실 하나님을 만나 보자. 어느 삶도 무의미하거나 평범하지 않다. <이수영 기자>





나이듦, 형벌이 아닌 특권

《나이듦의 신학》(폴 스티븐스 지음/ CUP)

화가 앙리 마티스는 노년에도 끊임없는 작품 활동으로 필생의 역작을 남겼고, 소설가 토마스 만은 70세가 넘어 《파우스트 박사》를 집필했다. 그리스도인들은 노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살아가야 할까? 은퇴 후에는 힘겨운 노동 지옥에서 벗어나 안식할 것을 기대했는데, 노년에도 소명을 발견해야 하는 것일까?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캐나다 리젠트칼리지에서 실천신학 교수로 생활 영성 분야를 가르쳐 온 폴 스티븐스는 신작 《나이듦의 신학》을 통해 성경적 관점으로 노년에 대해 고찰한다. 저자는 세 가지 챕터로 나이듦에 대해 접근한다. 첫 번째는 소명의 측면에서 은퇴를 긍정적으로 재구성하게 하고, 이어서 영성의 측면에서 나이 드는 과정이 영적 성숙을 일구는 훈련의 여정이 되는지 통찰해 본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세상에 어떤 유산을 남기고 영원한 삶을 준비할지 말씀을 통해 살펴본다. 각 챕터가 마무리될 때는 개인 혹은 그룹별로 질문을 풀며 각자의 삶에 적용할 만한 답을 찾도록 인도한다. 78세를 맞이한 저자에 따르면 나이듦은 새로운 기회가 열리는 문이며,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지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전인적 그리스도인이 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와도 조화를 이뤄 갈 것을 기대하며 나이듦을 준비하자.

<김미은 기자>





영생과 구원의 참된 의미를 발견하다

《존 오트버그의 인생, 영생이 되다》(존 오트버그 지음/ 두란노)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으리이까?” 마가복음에 나오는 부자 청년 이야기는 유명하다. 청년이 예수님께 영생을 얻는 법을 묻자, 예수님께서는 그의 삶에서 돈을 끌어내리고, 그 자리에 하나님을 앉히라고 말씀하셨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영생을 얻거나 구원받는 것을 외부적 환경이나 조건에서 찾으려고 한다. 천국을 도착해야 할 목적지로 여기며, 어떻게 하면 죽어서 천국에 가는지에 주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존 오트버그는 막연한 구원관과 천국관을 지닌 사람들에게 구원과 영생의 개념에 대해 명확하게 정의 내려 준다. 저자는 영생이 막연한 미래의 삶이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죽음 이후까지 계속 누릴 수 있는 삶이라고 언급한다. 또한 구원은 우리를 천국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천국을 우리의 삶 속으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즉, 구원은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삶의 변화라는 것이다. 이 책은 영생과 구원, 하나님 나라(천국)가 저 멀리 있어 도달해야 할 곳이 아니라, 매 순간 하나님 나라의 삶이 내 삶 속으로 스며들어 ‘일상이 영생이 된다’고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구원이란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실제 삶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다. 지금 여기, 이 땅에서 구원을 이루고 영생을 누리길 원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역사 속 신학자들의 고전을 통해 신학 역사에 입문하다

《처음 읽는 신학자》(마이클 리브스 지음/ 복있는사람)

기독교 고전 중에서도 옛 신학자들의 책을 읽으라고 추천하는 책이 나왔다. 바로 영국 복음주의 신학자 마이클 리브스 교수의 《처음 읽는 신학자》이다. 이 책은 초기 속사도 시대의 교부부터 20세기 신학자들의 생애와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다소 어렵게 여겨질 신학 주제들을 읽을 만한 분량으로 압축해 국내에 잘 알려진 신학자들을 균형 있는 시각에서 조명한다. 저자는 신간을 한 권 읽은 후에는 고전을 한 권 읽거나, 그것도 힘들면 신간 세 권당 고전을 적어도 한 권은 읽으라고 권고한다. 그럴 때 미래의 책이든 과거의 책이든 둘 중 하나에서 옳은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처음 읽는 신학자》에는 독자들이 옛 시대의 책을 들춰 보도록 유도한다. 특히 우리가 잘 알지 못하던 속사도 교부들인 순교자 유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부터 마르틴 루터, 장 칼뱅, 존 오웬, 조나단 에드워즈, 칼 바르트, J.I.패커 등 시대를 대표하는 신학자들을 통해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음미해 볼 만한 ‘지적 만찬’을 한 상 잘 차려 놓고, 풍성한 맛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책은 어디까지나 어떤 신학자에 대한 입문서일 뿐이다. 그래서 각 신학자를 소개한 글 말미에 그 신학자의 주요 저서를 써 놓고 ‘그에 대해 더 알기 힘쓰라’고 하는 유혹에 넘어가게 된다. 현재와 다른 과거로부터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을 한번 쐬어 보는 것도 신앙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