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쳐

2019년 03월

3월 신간소개 * 《랍비 예수, 제자도를 말하다》 외

북&컬쳐 편집부


은혜가 아니면 변화될 수 없다
《방탕한 선지자》(팀 켈러 지음/ 두란노)
팀 켈러 목사는 ‘돌아온 탕자’ 비유와 ‘요나 이야기’의 유사성에 주목했다. 선지자 요나는 이스라엘의 대적인 앗수르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다가, 우리가 익히 아는 고초를 겪고 나서야 순종하는 듯 보인다. 그러나 막상 앗수르가 회개했을 때, 그는 심판을 돌이키신 하나님께 분노를 터뜨린다. 탕자의 형은 아버지의 곁에 머물러 순종하는 것 같았지만 아버지가 동생을 용서하자, 역시 화를 내며 아버지를 비난한다. 그리고 우리는 저 높은 곳에서 팔짱을 끼고 앉아 요나와 탕자의 형처럼 행동하면 안 된다는 흔한 결말을 내리고는 타인을 정죄하고 배제하며 내가 바라는 대로 행하시지 않는 하나님께 분노하는 일상으로 쉽사리 돌아간다. 저자는 스스로의 영적 성취(라고 믿는) 위에 세워진 요나의 편협함과 교만, 각종 우월감이 차별, 파시즘 등 매우 비성경적인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하며, 그리스도인의 ‘사적’ 믿음이 사회를 향한 ‘공공’ 선에 보탬이 되도록 행동할 것을 강력하게 도전한다. 이 책은 내가 섬기는 교묘한 우상을 보지 못한 채, 비신자를 불쌍히 여기며 그들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기를 기도하는, 바리새인 같은 내 행동을 돌아보게 한다. 아울러 세밀한 음성으로 요나를 설득하시는 하나님의 인내를 통해, 이미 그리스도인인 나에게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이 은혜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도록 한다. <이수영 기자>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배우는 제자도
《랍비 예수, 제자도를 말하다》(로이스 티어베르그·앤 스팽글러 지음/ 국제제자훈련원)
위대한 스승에게서 배우려는 제자는 으레 스승의 거처를 찾아가 머물며 함께 생활하기 마련이다. 1세기 유대인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나님의 말씀을 삶으로 적용하는 스승 랍비를 따르며, 스승과 함께하고 일상을 모방하며 그의 발치에서 배움을 얻었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 로이스 티어베르그는 랍비 예수 시리즈의 세 번째 신간을 통해 21세기 그리스도인들을 신약의 시간, 즉 예수님의 발아래로 초대한다. 전작에서 1세기 유대 문화의 맥락으로 성경을 보다 깊이 이해하도록 도왔던 저자는, 이번에는 독자들이 랍비 예수와 함께 유대광야와 마을, 산길을 걸으며 ‘진정한 제자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게 한다. 또한 마치 현장을 밀착 취재해서 담아낸 다큐멘터리처럼 1세기 예수님과 제자들의 현장 수업을 흥미롭게 그리는 이 책은 예수님의 말씀과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발견케 한다. 저자는 풍부한 상상력과 유려한 문장으로 당시의 풍습과 행동 양식, 언어 습관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그리고 이것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을 독자들이 더 잘 이해하게 하는 훌륭한 도구가 된다. 하나님을 진실하게 따르신 예수님의 삶을 닮아 가고 싶은, 진정한 제자도의 비결을 알고자 하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김미은 기자>

‘탁구’라는 그릇에 ‘복음’을 가득 담고

《주라, 그리하면 채우리라》(양영자 말·전 광 글 / 생명의말씀사)
1988년 서울올림픽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현정화 선수와 함께 여자 탁구 복식 금메달을 거머쥐어 온 국민의 가슴을 시원하게 했던 양영자 선수를 기억할 것이다. 최연소 국가 대표, 탁구계의 샛별로 부상한 그녀는 각종 대회에서 메달을 휩쓸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올림픽 이후 돌연 은퇴를 선언한 그녀는 자신이 가진 모든 재물을 기부하고, 남편과 함께 흙먼지가 날리는 몽골 땅으로 떠나 15년간 선교사의 삶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고국에 돌아와 어린 꿈나무들에게 탁구를 지도하고 복음을 전하는 인생 3막을 보내고 있다. 이 책은 《평생감사》 등 다수의 기독교 도서를 출간한 전광 목사가 양 선교사를 인터뷰하며, 화려해 보이는 그녀의 삶 이면에 있던 말할 수 없는 육신의 고통과 마음의 상처, 하나님의 위로하심과 동행하심을 그려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철저하게 인도하신 하나님의 방식을 진솔하고 생생하게 전한다. 양 선교사는 “안락하고 편안한 것 이상의 것을 바라보며 더 소중한 가치를 위해 희생하는 삶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기뻐하시는 삶”이라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채워 주시는 복을 삶으로 체험할 수 있어 감사하다”라고 고백한다. 복음을 위해 헌신할 때 내 모든 필요를 채워 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길 원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박주현 기자>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덕과 성품 14가지
《덕과 성품》(스탠리 하우어워스 지음/ IVP)
우리에게는 다소 낯선 ‘대부와 대자’ 관계. 어찌 보면 다른 이에게 멘토 역할을 하는 사람을 ‘대부’라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덕과 성품》은 친구 아들의 ‘대부’가 된 저자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친구 아들 ‘대자’ 로리에게 1년에 한 편씩 덕과 성품에 대해 다룬 편지를 묶어 출간한 것이다. 이 책에는 자비, 진실함, 우정, 인내, 소망, 정의, 용기, 기쁨, 단순함, 한결같음, 겸손과 유머, 절제, 너그러움, 믿음 등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갈 때 필요한 덕과 성품이 나온다. 저자는 대부라면 생일에 선물을 보내 주고, 항상 칭찬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공감’해주고 ‘분별’하도록 조언해 주는 자리에 머물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부를 구약의 ‘제사장’에 비유한다. 제사장은 하나님과 사람을 모두 품는 자다. 대부는 제사장처럼 대자녀를 마음에 품고 하나님께 나아가고, 하나님을 마음에 품고 대자녀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덕은 중간에 있다”고 강조한다. 즉, 지나침은 경솔함을, 부족한 자신감은 두려움을 낳는다. 그러니 지나침과 두려움의 중간인 ‘용기’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반면 저자는 덕스러운 삶의 가장 큰 위협은 악덕이 아닌 덕과 유사한 성질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말미에 이런 덕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내’를 갖고 얼마나 많은 유혹과 악과 싸워야 하는지도 귀띔해 준다.
<우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