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10년 07월

책을 통해 깊은 영성의 세계로 빠져들자

서평 김건우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외

무더운 여름 이열치열(以熱治熱)할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는 독서이다. <디사이플>에서는 여름방학을 맞아 일상의 분주함을 잠시 내려놓고, 책을 통해 깊은 영성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도록 엄선한 세 권의 도서를 추천한다. 존 스토트의 마지막 저서로 알려진 『제자도』, 장난감을 리더십에 재미있게 비유한 『토이박스 리더십』, 오늘날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십자가로 돌아갈 것을 권고하는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이러한 짧고 굵직한 책들을 통해 영적 목마름을 채우기를 바란다.

 

<서평 1>
김건우 목사 _ 국제제자훈련원


급진적인 제자도를 삶으로 살아내라
『제자도』
(존 스토트 저, 김명희 역, IVP)

 

“2007년 4월, 나는 86번째 생일을 기념하면서, 공적 사역에서의 은퇴를 선언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땅에서의 순례 여정의 끝이 가까워오는 지금, 내 생각이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책 속에 나오는 저자의 짧은 말 속에 이 책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1년 전 출간된 『살아 있는 교회』를 읽으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그 책의 부록인 <어느 여든 살 노인의 묵상>에 담긴 그의 확신들은 깊은 감동과 무게로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이 책은 이 시대의 지성이자 목자인 존 스토트의 제자도에 대한 생각을 담고 있다. 가벼운 책이지만, 결코 천박하지 않음은 철저히 성경적인 기반 위에 서있기 때문이요, 저자가 걸어온 삶과 사역의 무게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까닭이다. Messenger가 message임을 새삼 느낀다.
이 책의 원제는 The Radical Disciple, 즉 급진적인 제자이다. 저자는 ‘제자’라는 단어가 그리스도인이라는 단어보다 더 강력한 단어이며, 지난 수세기의 교회가 제자훈련을 받아야 할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아쉬움 때문에 ‘제자’라는 단어를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제자도는 적당한 헌신의 영역을 고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급진적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존 스토트가 확신하는 제자도의 여덟 가지 특성은 불순응, 닮음, 성숙, 창조세계를 돌봄, 단순한 삶, 균형, 의존, 그리고 죽음이다. 저자가 제자도의 특성을 불순응(non-conformity)에서 시작하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 세상의 문화를 따르지 말라는 주님의 부르심이 오늘 우리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원주의적이며, 물질만능적이고, 윤리적 상대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 불순응을 긍정적인 차원에서 우리 삶에 어떻게 이루어낼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머지 일곱 가지 특성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강연을 갈 때마다 청중들에게 오늘날 세상에 비치는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어떻게 요약할 수 있을지를 묻곤 했다고 한다. 여러 대답들을 경청한 후 그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을 요구받으면 ‘깊이 없는 성장’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했다고 한다. 피상적인 제자도가 어디에나 만연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심각한 이유는 하나님께서 이것을 기뻐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찰은 과연 목회자가 가장 힘써야 할 의무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그레그 옥던의 예리한 지적처럼 오늘날 사탄은 목회자의 마음이 바로 그 일에서 물러나게 함으로써 하나님의 교회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존 스토트는 십자가의 은혜 안에 든든히 서 있으면서도 우리가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사명자임을 결코 잊지 않는 학자이다. 때문에 그의 제자도는 그리스도 중심이고, 철저히 하나님 의존적인 삶을 지향하면서도 창조세계를 돌보고,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
그는 우리에게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수고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이 땅의 청지기로서의 소임을 다하는 것을 결코 잊지 않기를 부탁한다. 생태계의 위기와 빈곤의 문제, 그리고 돈과 소유의 문제, 정의와 국제사회의 불균형의 문제, 이 모두가 제자의 삶에서는 중요한 이슈들이다.
이번 여름, 훈련생들이나 교회 여러 성도들과 함께 이 책을 읽고 나눠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감사하게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두께이지만, 마중물처럼 많은 묵상거리를 제공한다.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책의 후기는 ‘마지막 인사’인데, 88세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펜을 놓으며 그는 조심스레 독자들에게 고별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나 나는 그의 묵상을 앞으로도 듣고 싶다. 그리고 이 시대의 교회에 급진적인 제자도를 삶으로 살아내는 제자들이 더 많아지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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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목사는 서울대학교와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웨스턴신학대학교(Th. M.)를 졸업했다. 현재 사랑의교회 부목사와 국제제자훈련원 대표총무로 섬기고 있다.

 

 

<서평 2>
정명철 목사 _ 대구 대흥교회

 

장난감 상자에서 리더십을 배우다
『토이 박스 리더십』
(존 헌터 주니어·마이클 E. 와델 저, 박종윤 역, 국제제자훈련원)

 

이 책은 많은 장난감 중에 탁월한 장난감 10개를 선택하여 그것들의 기능과 효과 등을 소개하면서 리더십을 재미있게 소개한다. 토이 박스 안에 들어 있는 장난감들을 통하여 마치 감추어진 보화를 캐어내듯이 통찰력을 가지고 리더십의 핵심과 가치를 뽑아내는 것을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나는 목회자로 부름을 받고 한 교회에서 30년 동안 목회를 하고, 제자훈련을 25년 동안 하면서 리더십의 부재를 안타까워하며 울면서 기도하기도 하고, 리더십이라는 글자가 붙은 책은 대부분 구입하여 읽기도 하면서 나름 리더십 키우기를 힘써왔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리더십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리더십은 한 마디로 영향력이다. 그런데 이 책은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리더십의 특징을 장난감을 통해 소개하고 있어 너무 재미있다. 소개하는 장난감은 하나같이 세계적이고, 오랜 세월동안 아이들에게 사랑 받아왔고,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끼쳤으며, 지금도 그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는 것들이다.
토이 박스 안에 있는 10가지 장난감을 통하여 리더가 키워가야 할 자질과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레고: 관계를 잘 맺어 위대한 작품을 만들어내야 한다.
 2. 슬링키 도그: 강도에 맞게 정확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3. 플레이 도: 열린 마음으로 흡수력을 가지고 멘토링을 해야 한다.
 4. 요요: 끊임없이 독창성을 발휘해가면서 창의력을 키워가야 한다.
 5.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때와 장소에 따라서 각각의 표정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
 6. 루빅큐브: 분명한 윤리성을 가지고 방향을 잡아가야 한다.
 7. 흔들 목마: 반 효율성이 얼마나 나쁜가를 알고 효율성을 키워가야 한다.
 8. 리틀 그린 아미 멘: 리더는 적절하게 배치하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
 9. 라이트 브라이트: 메시지를 강하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10. 오뚝이: 실패를 빨리 극복하고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이 책은 어린 시절 재미있고 신나는 놀이의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 잘못하면 딱딱하고 어렵게 느낄 수 있는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너무 쉽고 현실감 있게 소개하고 있어 단숨에 읽혀진다. 또 읽다 보면 리더십의 아름다운 품성이 떠오르고, 리더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걸림돌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리더가 리더십의 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장난감들이 세상에 얼마만큼 큰 영향력을 끼쳤는가를 통계적으로 상세하게 다루면서 리더십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데, 결국 그 교훈은 장난감이 가르쳐준 리더십 그대로 살아가면 세상에서 승리자가 된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들려주는 교훈처럼 3가지 교훈을 마음에 새겨볼 수 있는데 이것은 제자훈련의 원리와 똑같다. 
첫째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라. 장난감이 가르쳐준 교훈을 쉬운 것뿐만 아니라 어렵고 까다로운 것까지도 전부 잘 활용하면서 리더십을 계속 키워 나가야 한다.
둘째로 친구와 함께 놀아라. 『토이 박스 리더십』을 통하여 배운 교훈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면서 이 리더십을 함께 공유하고 즐기면서 동역해가야 한다.
셋째로 장난감을 치워라. 내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책상 맨 위에 올려놓는 것처럼 언제나 활용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고, 꼭 필요하고 요긴한 것은 다시 가지고 와서 그것을 배우고 점검하면서 살아야 한다.
제자는 배우는 자이다. 우리의 가장 탁월하신 리더인 예수님을 통하여 끊임없이 배워야 함과 동시에 모든 말씀, 모든 책, 모든 사람, 모든 사건, 모든 작품, 심지어 작은 장난감 하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탁월한 리더십을 깨달아 다음 시대를 이끌어가는 주님의 제자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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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철 목사는 대신대학교와 총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고, 리폼드신학교(D. Min.)를 수료했다. 25년째 제자훈련에 전념해 왔으며, 현재 대구 대흥교회 담임 목사로 시무 중이다.

 

 

<서평 3>
화종부 목사 _ 제자들교회

 

삶과 사역을 십자가에 근거하여 빚어내라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
(마이클 고먼 저, 박규태 역, 새물결플러스)


기독교를 다른 모든 종교들의 윤리, 도덕적인 가르침들과 구별되게 하는 것은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오늘 한국 교회 강단에서 그것을 선포하고 가르치는 것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런 때 『삶으로 담아내는 십자가』가 나오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게 생각하며, 이 책을 소개하는 나의 마음에는 즐거움과 감사가 가득하다. 이 책은 십자가를 구원의 원천으로, 구원받은 성도들이 빚어져서 닮아가야 할 형상으로 소개한다. 십자가 복음을 알아 구원에 이를 뿐 아니라, 그 십자가의 의미를 삶으로 담아내기 위하여 대가와 희생을 지불할 것을 도전한다.
당시를 살던 사람들에게나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라는 개념은 해괴하며 불경스럽고 끔찍하기까지 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능력이며, 하나님의 지혜로서 모든 죄인들에게 용서와 구원, 자녀 됨의 영광과 존귀를 가져다준다.
하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의 아버지로서, 죄인을 위하여 아낌없이 자기를 내어주신 분이다. 강한 힘을 가지기 원하는 세상에서 십자가의 연약함을 통하여 당신의 능력과 지혜를 만방에 나타내심으로 사람들의 일반적인 가치와 삶의 방식을 꾸짖고 뒤집어 놓으신다. 
예수의 십자가 죽으심은 그분의 낮아지심과 종 되심을 가장 완전하게 드러내는 사건이다. 그 예수의 종 된 바울도 자신의 삶과 사역을 통해 예수의 십자가를 증거하는 것을 지상 최고의 목표로 삼았다. 자신이 전하는 십자가를 다시 한 번 더 삶을 통해 증거하게 되기를 원했다.
바울에게 있어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그의 죽으심에 연합되고 십자가를 본받는 삶을 사는 것은 그 어떤 신비주의적인 체험보다도 더 귀하고 자랑하고 싶어 했던 주제다. 바울의 성령 체험의 특징은 능력과 연약함, 능력과 십자가를 본받는 삶의 역설적인 연합과 공생이다.
성령의 활동인가 아닌가 하는 판단 기준은 기적의 유무가 아니라 십자가를 본받아 다른 사람의 유익을 구하는 그리스도를 닮은 사랑을 나타내는가 하는 데 있다. 그리고 십자가를 본받는 삶이야말로 바울 자신에게 충성을 요구하는 다른 권세로부터 결별하여 죽게 하고, 자신을 거룩과 성결에 드리며 헌신하게 하는 힘이었다. 이처럼 삶으로 그 십자가의 도를 한 번 더 이야기하고 선포하며 사는 것이 이 죄악 된 세상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삶의 방식이요 능력이다.
이렇게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본받는 삶을 사는 것은 예수처럼 언젠가는 영광에 이르는 삶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고난을 받으면 그와 함께 영광에도 동참하게 될 것이다. 십자가는 고난과 연약함, 낮아짐과 종 됨의 상징이지만 동시에 부활과 영광으로 나아가는 전주곡이다. 
만약 부활과 높이 들림이 없으면 십자가는 그저 인간의 약함과 어리석음에 그칠 뿐이다. 하나님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을 영광에서 영광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닮은 형상으로 바꾸어 가신다. 이러한 변화와 영화는 십자가의 약함을 체험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이런 점에서 성도들의 자랑은 자기 높임이 아니요 자기 낮춤이요, 자기 약함이다.
한국 교회가 어느 시대보다도 더 풍부한 인적 자원과 좋은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 능력이 약한 것은 십자가 경건의 비밀을 등한시했기 때문이다.
신앙고백과 삶은 점점 더 괴리되고, 사회와 교회 곳곳에서 거룩과 윤리의 부재를 아파하는 신음소리가 들리는 현재, 이 책은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런 여러 문제들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의 삶과 행동을 성경 곧 십자가에 근거하여 빚어내라고 도전한다.
성공주의와 물질주의, 형통과 편안이 우상처럼 높여져 있는 오늘 같은 시대에 십자가와 십자가를 본받는 삶은 한국 교회를 새롭게 하며, 더 성경적이고 사도적인 교회가 되도록 하는 하나님의 지혜요 하나님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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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종부 목사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 Div.) 영국 에딘버러대학교(Th. M.)를 졸업했다. 서울 내수동교회 대학부 전임사역, 영국 옥스퍼드 한인교회 담임을 거쳐 현재 서울 제자들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