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디사이플
한국 교회여, 초신자에게 친절해지자
- 『교회 다니면서 그것도 몰라?』(조성돈 저/ 국제제자훈련원)
은혜 받았다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 거야? 교회라는 곳에 처음 발을 디뎠다고 치자. 분명 같은 한국어이나 쓰임새가 다르다. 너무 낯선 용어에 당황스럽다. 게다가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모두가 당연하게 여긴다. 아마 초신자가 가장 먼저 넘어서야 할 장벽은 낯선 교회 문화에 적응하는 일일 것이다.
예배는 무엇이고, 왜 그렇게 매주 드려야 하는 걸까?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며, 주기도문은 왜 외어야 하는 것일까? 사도신경은 또 무엇인가? 열심히 믿는 것 같은 사람들은 왜 선교에 비전이 있다고 하는 것일까? 모두가 내는 헌금은 어디에 쓰이는 것이며, 왜 내야 하는 것일까? 초신자들에게는 궁금한 것 투성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묻기도 머쓱하다. 아니 물어도 어물정어물정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묻기보다는 그저 시간이 좀 지나면, 눈칫밥으로 혹은 감으로 가늠하면서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사실 기존 신자들도 상황이 그리 다르지는 않다. 아니 기존 신자들이라 더 묻지 못한다. 다들 뻔히 아는 내용일 텐데 어떻게 물어 라는 생각에.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는 꽤나 불친절하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조성돈 교수는 이러한 교회의 안타까운 필요에 착안해, 극동방송에서 <신앙 기초 다지기>라는 방송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7월부터 10월까지 방송한 원고들을 모아 이 책을 발간했다. 이 책은 궁금했지만 너무 기초적이라 묻기가 머뭇거려졌던, 위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는 책이다. 물론 그럴싸한 단어가 아닌, 알기 쉽고 편안한 용어를 쓰고자 고심에 고심을 더했다. 초신자들을 위한 교리 입문서라고 명명할 수 있겠지만, 조근조근 높임말로 설명하고 있어 그리 딱딱하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4부로 나뉘는데, 1부 ‘교회 생활 이런 게 궁금해요’에서는 예배, 기도, 성경, 찬송가에 대한 설명, 2부 ‘교회란 무엇인가요’에서는 교회, 선교, 목회자, 개신교와 가톨릭, 한국 교회의 시작, 3부 ‘우리는 무엇을 고백해야 하나요?’에서는 주기도문, 사도신경, 십계명, 4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에서는 신앙이 무엇이며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각 챕터마다 삶에 적용하는 질문이 포함되어 있어, 스스로 읽은 내용들을 정리할 수 있는 것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다.
읽다 보면 “아 이런 내용 알지”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면 제대로 아는 것이 아니다. 초신자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친절함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 읽어보며 정리해도 좋을 듯하다.
<안소영 기자>
‘질문’이 미래를 만든다
- 『무엇이 당신을 만드는가』(이재규 저/ 위즈덤하우스)
많은 사람들이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라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자주 인용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에게서 답을 찾기 원한다. 그러나 그는 정말 미래를 예측한 사람이었을까? 그는 자신이 미래를 예언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을 통해 피터 드러커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그가 귀납적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었다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의 모든 저서들을 번역하여 한국 사회에 소개하고, 그가 타계하기 전까지 매년 만남을 지속해온 저자는 피터 드러커가 ‘질문하는 사람’이었음에 주목한다. 그의 인생을 뒤바꾸어놓은 것은 어린 시절 종교교육 시간에 들은 ‘질문’이었으며, 그의 삶과 경영 이론, 수많은 통찰들이 바로 이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이 책에는 “누군가의 삶에 변화를 일으킨 적이 있는가?”, “늙은 고양이도 쥐를 잡는 새로운 기술을 배울 수 있는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와 같이 가치와 목표, 리더십, 통찰과 혁신 등에 관해 피터 드러커가 중요하게 여겼던 여러 가지 질문이 담겨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너무 쉽게 주위 환경과 상황에 떠밀려, 조용히 자리에 앉아 무언가 깊이 생각하거나 말씀에 나를 비추어 질문해보는 시간조차 없이 살아갈 때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이란 삶을 바꾸는 일이다’라는 한 분야의 전문가의 말이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자”라고 외치는 그리스도인의 구호보다 영향력 있게 들리는 현실에서 씁쓸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라고 질문한 율법교사에게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라고 그에게 다시 질문하셨던 예수님. 미래를 만드는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 이제 나 자신에게 제대로 된 질문을 하기 시작해야겠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