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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박근웅 성도(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지난 2월은 청년부 리더로서의 첫 섬김이 끝나는 시기였다. 긴장된 목소리로 청년부 전체 앞에서 리더 서임 선서를 했던 것이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6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그때 했던 선서에서 다른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주님께서 내게 맡겨 주신 양 무리를 전심으로 섬기겠다고 다짐한 것은 절대 잊혀지지 않는다.
연습 때마다 ‘전심’을 계속 ‘진심’으로 읽어서 같이 서임하는 리더들의 눈치를 보며 수차례 연습을 했기 때문이다. 전심이라는 단어도 낯설었고, 주님께서 맡기신 양 무리를 전심으로 섬긴다는 것이 내게는 큰 부담이었다.
성경을 읽을 때마다 항상 의문이 드는 구절들이 있었다. 어떻게 모세는 자신을 그렇게 힘들게 했던 이스라엘 민족을 감싸고 그들을 위해 중보했으며, 바울은 형제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저주를 받고, 그리스도에게서 끊어지기를 원한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주님께로부터 떠나 있는 영혼들을 위해 그와 같은 말과 행동을 보여 준 이들이 대단하게 느껴지고, 나는 그들처럼 내 전심을 다해 나와 함께할 조원들을 섬기고 사랑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그러던 어느 날 조원들을 위해 기도하는데 나도 모르게 “나는 고생하고 힘들어도 괜찮으니 내 조원들의 기도가 응답받게 해 주시고 그들이 하나님과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기도가 튀어나왔다. 내가 그동안 그토록 궁금해했던 모세와 바울의 기도와 조금이나마 비슷한 기도가 나의 입에서 나오니 감사하기도 했고, 어떻게 보면 참 무서운 기도라는 생각이 들어 조금 당황하기도 했다.
이 일을 통해 리더로 섬기는 것도 오직 주님의 은혜로 이뤄지는 것임을 보여 주심에 감사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조원들을 향해 느낀 감정의 몇 천, 몇 만 배로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깨달음을 주셔서 더욱 감사가 넘쳤다. 내가 받은 은혜를 베풀고자 서게 된 리더의 자리에서 나는 더 큰 은혜를 누리고 있음을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