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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이혼을 Re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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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호프 스프링스>라는 영화를 봤다.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가 치유의 여정을 완성해가는 이야기다. 31년차 부부의 권태기 탈출기라 해도 좋을 것이다. 몸은 한 공간에 거주하지만 마음은 따로 논다. 식탁, 침실, 거실 그 어디에서도 둘은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몸을 만지지도, 말을 섞지도 않는다. 무관심, 무성의, 무덤덤한 일상의 반복이다.
영화는 계속해서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과연 행복한가?” “나는 과연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했는가?” “나는 과연… 행복을 꿈꾸는가?” 남편에게 좌절하며 이혼을 꿈꾸던 아내는 마지막 시도를 제안한다. 1주일간의 부부힐링캠프!  
영화의 압권은 엔딩 장면이다. 앙코르 웨딩! 해변에 두 자녀와 부부만 참가한 소박한 결혼식이다. 둘은 증인들 앞에서 서약을 주고받는다. 아내가 먼저 맹세한다. “난 당신과 함께 골프 채널을 더 많이 보고 불평하지 않겠어요.” 남편이 화답한다. “난 골프를 덜 보겠소. 그리고 집안 살림살이가 아닌, 당신 위한 선물을 살게요.” 아내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확인한다. “보석 같은 것 말이죠?” “그럼, 보석 같은 것 말이지, 보석이지.”
둘의 서약은 서로를 향한 배려로 가득 찬다. 아내가 말한다. “저는 제 머리카락을 지금보다 짧게 자르지 않을게요. 당신이 긴 머리를 좋아하니까요.” “난 불평을 줄일게요. 그리고 1년에 한 번, 친척을 만나러 가는 여행이 아니라 당신만을 위한 여행을 갈게요. 집에서 최소 200마일은 떨어진 곳으로.”
마침내 서약은 사랑과 감사의 표현으로 가득 찬다. “이 아름다운 날에, 내 나머지 삶을 당신께 드려요. 당신이 내 삶에 있다는 것을 매일 하나님께 감사해요.” “난 내 감정을 당신에게 말해 줄게요. 당신이 물어볼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말해 줄게요. 좋아 죽을 것 같아요. 당신을 사랑해요.”
결혼은 느낌표(!)로 시작해 물음표(?)를 거쳐 마침표(.)에 이를 수도 있고, 다시 느낌표(!)를 회복할 수도 있다. 너무 쉽게 마침표를 찍는 시대다. 마침표를 ‘불행 끝, 행복 시작’ 보증수표라 착각하면서 말이다. 이런 시대에 성경은 말한다.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한다고. 물음표의 고통 속에서도 행복을 찾아 진짜 물음표를 던진 부부는 마침내 느낌표를 회복했다. 작은 약속과 실천을 통해서다. 이혼을 Re혼으로 만드는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