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3년 11월

긍정적 자기암시

과월호 보기

 


한 아내가 집에 손님을 모시게 됐는데, 손님이 너무 많아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 남편에게 부탁했다. “여보, 당신 오늘 조금만 일찍 와서 도와주면 좋겠어.” 남편이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안 돼!” 아내는 출근하는 남편의 뒤에 대고 말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당신이 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냐, 내가 장담하건데 당신은 틀림없이 올 거야. 그게 당신이니까….”
남편은 퇴근시간이 다가오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회식 약속은 잡혀 있는데 아내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기다리고 있을 아내 모습이 떠오른다. 이토록 신뢰하는데 배신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왔다. 아내는 반색을 하며 맞이한다. “역시, 당신이야. 이래서 내가 당신을 존경한다니까!” 신이 난 남편은 휘파람까지 불며 아내를 돕는다. 이를 ‘긍정적 자기암시’라고 말한다.
길에서 부부싸움이 났다. 남편은 화를 참느라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다. 꽉 쥔 주먹은 부르르 떨렸다. 아내는 계속 남편의 화를 부추긴다. “얼굴 표정 바뀌는 것 좀 봐! 성질 나오겠네. 저러다 소리 지른다니까. 어이구, 물건까지 집어던질 기세네. 어디 한번 던져 봐, 던져 보라니까!” 말이 끝나자마자 남편은 “야, 이 X야!”라며 고함을 치더니 들고 있던 우산을 내팽개친다.
아내는 한술 더 뜬다. “왜? 때리려고? 어디 한번 쳐 보시지! 쳐 봐!” 고개를 빳빳하게 치켜들면서 덤비는 아내의 말에 남편은 이성을 잃어버렸다. 주먹질이 시작되면서 차마 눈뜨고 보지 못할 난투극이 벌어졌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야 싸움이 끝났다. 그러나 아내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아, 미안해. 아마 이런 상황에서 소리 안 지르는 사람은 당신밖에 없을걸. 고마워요!” 분노는 순식간에 가라앉고 순한 양이 된다.
긍정적 자기암시 속에는 신뢰와 인정이 담겨 있다. 그러나 부정적 자기암시는 불신과 무시를 전달한다. 인정받고 싶은데 인정해 주면 행복한 정서가 올라온다. 자신을 인정해 준 사람에게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생겨 결국 인정받을 만한 행동을 한다. 인정받고 싶은데 인정 안 해 주면 분노가 유발된다. 분노에 휩싸인 행동을 하다 보면 결국, 인정받을 만한 행동을 못한다. 긍정적 자기암시는 행동 변화의 첩경이다. 이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바울을 일러 ‘언어의 마술사’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