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는 아버지에게 아이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해 보라고 제안했다. 그다음 주에 만난 이 아버지는 내 조언대로 했지만 아이들은 슬슬 도망쳤고, 아내마저도 외출해서 혼자 먹었다며 씁쓸해했다. 어떤 메뉴였는지 물었더니 ‘민물매운탕’을 끓였단다. 왜 민물매운탕인지 물었더니,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아뿔싸! 아이들을 위한 음식이었으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준비했어야 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권유했다가 실패한 것이다.
아버지들은 가족이 다양성을 갖기보다는 자신과 같은 뜻을 따라 동일한 마음으로 생활해 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식구가 되고, 부모와 같은 뜻을 갖기 위해서는 부모의 꿈과 비전을 자녀들과 공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제 자녀들이 청소년기를 벗어났다면 “너 앞으로 어떻게 살래?”라고 묻기보다, 부모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미래에 대한 계획을 자녀와 나누고 공유하는 일이 필요하다.
가족들은 서로 비전 파트너가 돼야 한다. 서로의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해 줄 뿐만 아니라 어려운 순간도 함께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남자들이 많아지는 것은 자녀들과 나눌 꿈이 없기 때문이다. 부부가 먼저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삶의 목표와 방향을 정하고 준비하는 일이 필요하다.
갑작스러운 삶의 전환보다는 오랜 세월을 두고 천천히 준비하면서 부모와 자녀가 각자의 삶을 준비하는 일들이 필요하다. 자녀들은 부모의 꿈을 공유하면서 자신의 인생에도 꿈이 필요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부모는 자녀들과 꿈을 공유하면서 자녀들에게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부모와 자녀의 꿈이 일치하면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꿈 릴레이’가 이뤄질 수 있다. 부모의 꿈을 자녀들이 공유하고 그것이 모두의 꿈이 돼 함께할 수 있다면 행복한 노후가 될 것이다. 그러나 패밀리 룩처럼 완벽히 같은 꿈을 꾸지 않아도 자녀가 내 꿈을 이해하고 존중해 주는 것만으로도 남은 인생은 행복해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