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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07월

스스로 고독을 깨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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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남자가 늦은 밤 집으로 가기 위해 총알택시를 탔다. 잠시 후 벼랑길로 접어들었는데 택시 기사는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겁이 난 남자가 “속도 좀 줄여 주세요”라고 말하자, 운전기사는 “이 차에는 브레이크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깜짝 놀란 남자가 “뭐라고요? 그럼 어떻게 합니까?”라고 다시 묻자, “정 무서우면 나처럼 눈을 감아요!”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웃지 못할 이야기지만 관계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다. 남자들이 집 밖으로 배회하는 이유 중 하나가 집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관계가 어렵다고 무조건 눈을 감고 외면해서는 안 된다.
서로에게 말은 하지만 실상 대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 함께 살기는 하지만 삶을 나누지는 못한다. 의외로 많은 가정에 이렇듯 다양한 모습으로 고립이 존재한다. 고립은 결혼 생활에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고통 없이 침입해 오는 하나의 바이러스와 같다. 그것의 무서운 영향력을 알게 될 때쯤이면, 이미 너무 늦은 경우가 많다.
가족 관계는 마치 두 개의 자석과 같아서 서로에게 항상 영향을 미친다. 서로 끌어당기든가 아니면 서로 밀쳐 내는 것이다. 그러나 두 개의 자석이 같은 자기장 안에 있지 않다면, 이 둘은 서로 아무런 영향도 주고받지 않는다. 무관심 속에서 끌어당기는 일도 밀쳐 내는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 가정도 인생도 위기라고 할 수 있다.
중년 이후 외로운 인생이 되지 않으려면 내게 말을 걸어오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기만 하면 안 된다. 자칫 영원한 고독자가 될 수 있다. 스스로 고독의 파괴자가 돼 대화를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자. 황폐해진 들판을 풍성한 곡식이 열리는 토지로 개간하듯 땀 흘려 노력해 가족의 마음에서 사랑을 찾아내자. 내일을 향한 꿈을 나누는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따뜻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끝까지 들어 보려고 노력하자.
고독한 인생에서는 행복을 발견할 수 없지만, 화목한 가족에게서는 고독이라는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분주한 세상에서 고독해져야 할 이유가 있다면, 하나님 앞에 머물며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서일 때뿐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