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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화대학교 왕중추 교수는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에서 ‘쇠못 하나에 제국이 망하네’라는 중국 민요를 통해 디테일의 확대 효과를 생생한 이미지로 말하고 있다. “쇠못이 빠지니 말발굽이 갈라지네. / 말발굽이 갈라지니 전마(戰馬)가 자빠지네./ 전마가 자빠지니 기사가 넘어지네. / 기사가 넘어지니 군단이 쓰러지네. / 군단이 쓰러지니 전사(戰士)가 무너지네. / 전사가 무너지니 제국이 망하네.”
말발굽에 박은 못 하나가 빠져 없어지는 일은 흔하게 일어난다. 그런데 흔한 일 하나가 제국까지 망하게 만드는 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실수로 3만 원이 연체된 사실을 확인하고 바로 입금한 적이 있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 편의점에서 2,100원짜리 캔 커피 하나를 카드로 계산하게 됐다. 그런데 한도 초과라면서 계산이 안 된다고 해서 다른 카드로 계산했다.
이유를 알고 싶어 카드 회사로 전화하니 지난 번 3만 원 연체 때문에 한도가 축소됐다고 했다. 작은 실수 하나로 카드 이용 금액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축소되고, 신용등급마저 갑자기 추락한 것이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다.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너무나 방심하고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에 많은 것들을 반성했다. 밤에 아무 생각 없이 먹는 간식 하나가 건강이 무너지는 원인이 될 수 있고, 잘못된 관계나 생각 하나가 인생을 무너지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것들을 조심해야 한다. 내가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가운데 내 삶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작고 사소한 일들이지만 일상을 안전하고 안정되게 점검하는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융 분야는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작고 사소하지만 내게 중요한 사항들은 별도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세밀한 점검을 통해 사소한 실수가 더 이상 내 삶에 충격을 주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기로 했다. 크고 위대한 일도 중요하지만 사소한 것들도 잘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