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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사도 요한, 하나님의 심판과 승리를 예언하다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수많은 사이비 및 이단 집단들이 요한계시록을 바탕으로 생겨났다. 이런 일이 교회의 역사 이래 지속되고 있는 까닭은, 그만큼 요한계시록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한계시록 본문 자체의 어려움도 한몫하고, 종말에 관련된 여러 사건들로 인해 주저하는 마음도 생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한계시록은 성도라면 누구나 한 번쯤 꼭 읽어야 한다. 



요한계시록을 집필한 요한

요한계시록의 저자 요한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이와 같이 놀랍고 위대한 종말을 주제로 하는 성경을 집필할 수 있었을까? 그것도 잔인한 박해와 진리의 미혹 앞에서 말이다.

요한은 놀라운 환상들을 보고 난 후, 대단한 묘사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승리와 종말에 대해 확신 있게 말했다. 그는 하나님의 보좌를 봤고, 일곱 인(계 6장), 일곱 나팔(계 8~9장), 일곱 대접(계 16장)의 심판에 대해 기록했으며, 세상 최고의 권력자와 부자의 철저하고도 끔찍한 종말을 선포했다(계 6:15~16, 계 18:9~19). 

구원을 묘사하는 말씀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또 내가 보니 보라 어린양이 시온산에 섰고 그와 함께 십사만 사천이 서 있는데 그들의 이마에는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쓴 것이 있더라”(계 14:1, 계 7:4~17, 계 21:1~4). 

더 나아가 구원받은 이들을 위해 준비된 새 예루살렘은 가늠조차 어렵다. “…그 갈대 자로 그 성을 측량하니 만 이천 스다디온이요…그 성은 정금인데 맑은 유리 같더라…그 열두 문은 열두 진주니 각 문마다 한 개의 진주로 되어 있고…”(계 21:16~27, 계 22:1~5).


성령에 감동돼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요한 

요한계시록은 무서운 심판을 선포하면서도, 동시에 믿는 자의 영광스럽고 완전한 승리를 선언했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위시한 초대 교회 성도들이 극심한 박해와 미혹의 시련 앞에 직면해 있었지만 반드시 일어날 믿음의 승리를 붙잡게 했다. 

더 나아가 그 믿음의 승리가 역사의 마지막이라는 점에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믿는 신앙의 필연적 승리의 종말을 확증했다. 

이 같은 놀라운 말씀을 기록한 요한의 인물됨을 요한계시록을 통해 정리하고자 한다. 

첫째, 그는 성령의 감동을 입은 인물이었다. “…내가 성령에 감동되어 내 뒤에서 나는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으니”(계 1:10). 여기서 ‘성령에 감동되어’라는 말의 의미는 ‘성령에 감동되었더니’(계 4:2)와 ‘성령으로’(계 17:3, 계 21:10) 등 네 번 등장하는데, 헬라어로는 모두 ‘성령 안에서(엔 프뉴마)’라는 동일한 표현이다. 

요한은 이렇게 성령 안에서 ‘보고 들은’ 것을 기록했다. 요한이 이 모든 심판과 구원의 말씀을 확신 가운데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령 안에서, 즉 성령의 감동에 의한 결과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 승천에 사로잡힌 요한

둘째, 그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에 사로잡힌 인물이었다. 신약성경에 언급된 예수님에 대한 다양한 호칭 가운데 요한계시록이 보여 준 특징적인 명칭은 바로 ‘어린양’(28회 등장)이다. 

요한은 그가 ‘일찍이 죽임을 당한 어린양’(계 5:6)으로, ‘우리 죄에서 우리를 해방(계 1:5)하신 분’,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지신 분(계 1:18), 구약 예언을 성취하신 ‘다윗의 뿌리’(계 5:5), 그리고 ‘성전’이요(계 21:22) ‘하나님과 함께 보좌에 앉으신 분’(계 22:1)으로 그렸다. 

요한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목도했을 뿐 아니라 그 사실에 사로잡혀 있었기에 거대 제국의 핍박과 순교 앞에서도 이 계시의 말씀을 집필할 수 있었다. 

셋째, 요한은 구약 말씀에 정통한 인물이다. 그의 예언은 철저히 구약에 뿌리박고 있다. 그는 구원의 완성을 구약의 뿌리요 역사의 출발인 창조에 대비해 혹은 창조의 완성으로 봤고(계 2:7, 계 22:2), 이스라엘 공동체 구성의 기본인 열두 지파와 신앙의 중심인 성전 및 예루살렘에 빗대어 묘사했다(계 7:4~8, 계 21:1~3). 

더욱이 어린양을 다니엘 7장과 10장에 근거해 묘사했다. “…구름 위에 인자 같은 이가 앉으셨는데…”(계 14:14, 계 1:13).

요한을 통해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확신, 구약과 모든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 가운데서 난해한 요한계시록을 보다 분명하게 묵상하는 통찰력을 얻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