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가르침, 곧 기독론에 있어 바울이 골로새교회에 쓴 골로새서의 기여와 중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왜냐하면 골로새서는 예수님을 복음의 중심이요, 성경의 중심이면서 우리의 신앙과 하나님의 구속 역사에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한 분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교리를 깨닫는 데 골로새서의 기여도는 크고 중요하다.
골로새교회를 세우는 데 헌신한 에바브라
골로새서의 수신지인 골로새교회는 사도 바울이 전도여행을 통해 세운 교회가 아니다. “내가 너희와 라오디게아에 있는 자들과 무릇 내 육신의 얼굴을 보지 못한 자들을 위하여 얼마나 힘쓰는지를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니”(골 2:1). 바울은 그들을 만난 적이 없다. 그렇다면 예수님에 대한 믿음의 교리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서신서인 골로새서를 받은 이 교회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바로 에바브라라는 인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우리와 함께 종 된 사랑하는 에바브라에게 너희가 배웠나니 그는 너희를 위한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요”(골 1:7). 편지의 말미에서 바울은 골로새교회를 믿음의 공동체로서 세우는데 에바브라가 얼마나 결정적인 기여를 했는지 언급한다.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너희에게서 온 에바브라가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 그가 항상 너희를 위하여 애써 기도하여 너희로 하나님의 모든 뜻 가운데서 완전하고 확신 있게 서기를 구하나니”(골 4:12).
또한 에바브라는 골로새가 위치한 리쿠스 계곡을 따라 멀지 않은 곳에 발달한 대도시들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의 교회들을 위해서도 사역자로서 섬기고 수고했다.
바울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은 에바브라
에바브라는 사도 바울에게 ‘우리와 함께 종 된 자’로 인정받았고, 바울 일행의 사역자들과 동등하게 여겨진 인물이었다. 또한 ‘그리스도의 신실한 일꾼’이요 ‘그리스도 예수의 종’으로서 골로새교회 성도를 잘 가르쳤고, 힘써 기도한 인물이었다. 그야말로 골로새교회 성도를 위한 목자의 심정을 지닌 주님의 일꾼이었다. 한마디로 그는 하나님께 인정받은 인물임이 틀림없다.
더욱이 골로새서는 바울이 로마 감옥에 수감된 열악한 상황 속에서, 친필 문안 인사로 쓴 편지다. 이 점을 생각할 때 에바브라는 분명 사도 바울의 특별한 사랑을 받은 동역자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에바브라가 바울과 함께 투옥된 인물이라는 점은 그가 바울에게 얼마나 특별한 동역자였는지를 확신하게 한다.
복음과 말씀이 풍성했던 에바브라
그렇다면 에바브라는 어떻게 골로새교회를 세웠을 뿐 아니라 사도 바울의 동역자요 골로새교회 성도들을 목자의 심정으로 섬기며, 하나님께 인정받는 인물이 될 수 있었을까? 성경을 통해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처음부터 복음을 정확하게 들은 인물이라는 점이다.
골로새 출신으로서 이방인인 에바브라가 복음을 듣게 된 것은 사도 바울이 당시 아시아의 수도인 에베소에 약 3년 정도 머물면서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칠 때였다. 에바브라는 바울에게서 복음을 직접 듣고 가르침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복음이 분명하게 들려지지 않았다면, 에바브라는 결코 골로새서의 인물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에바브라의 인물 됨의 이유는 ‘그리스도의 말씀’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며 권면하고 시와 찬송과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골 3:16).
골로새교회 성도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그들 속에 풍성히 거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에바브라에게 십자가 복음은 물론 예수님의 가르침이 풍성하게 있었음을 보여 준다.
에바브라는 골로새 출신의 이방인이었지만, 복음과 풍성한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고향인 골로새에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섬기는 일에 헌신했다. 하나님의 사람 에바브라를 통해 이번 골로새서 묵상이 더욱 풍성하고 말씀의 능력이 가득한 은혜가 있기를 간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