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한 여호수아.
그도 마침내 이 세상을 떠난다.
이번 호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약속의 땅에 들어가야 할 백성을 진두지휘한 여호수아의 죽음 이야기를 묵상한다.
“이 일 후에 여호와의 종 눈의 아들 여호수아가 백십 세에 죽으매 그들이 그를 … 장사하였으니…”(수 24:29~30).
성경은 여호수아의 죽음에 관한 기록을, 그가 인생 최후로 남긴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는 이 세상을 떠나면서 무엇을 남기려 했을까?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무엇을 남겨야 할까?
말씀을 듣는 삶을 보여 주다
여호수아의 죽음을 기록하는 여호수아 24장 29절의 ‘이 일 후에’는 다름 아니라 백성과 더불어 언약을 맺은 사건을 가리킨다. 본문은 여호수아가 마치 이 언약을 맺기 위해 세워진 인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기록한다.
맞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하나님 앞에서 언약을 맺도록 하기 위해 부름 받았다. 왜냐하면 이 언약은 자신들을 애굽에서 해방시켜 주신 구원의 하나님과 맺은 약속이기 때문이다.
여호수아는 이 언약이 생애를 걸 만큼 가치 있는 것임을 알았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수 24:15). 그가 그렇게 결단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어떤 분인지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이스라엘로 하여금 ‘언약의 백성’이 되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그가 알게 된 하나님은 바로의 힘을 꺾으신 구원의 하나님이시지만, 동시에 구원한 그 백성을 재앙으로 멸망시킬 수 있는 하나님이시다. 요약하면 우리의 삶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생명이 달린 문제였다. 이 땅에서 살아남으려면 인간은 모름지기 생명의 하나님을 향해 엎드리겠다는 약속,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진실을 알고 있는 여호수아로서는 이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이 무엇을 남겨야 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이스라엘이 말씀을 듣는 백성이 되도록 인도하는 것, 곧 언약의 백성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그날에 여호수아가 세겜에서 백성과 더불어 언약을 맺고 그들을 위하여 율례와 법도를 제정하였더라”(수 24:25).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주다
그러면 우리는 과연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언약 백성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이것이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여호수아는 하나님과의 언약식이라는 이 놀라운 사건 앞에서도 엄중한 경고를 빠트리지 않는다.
“여호수아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여호와를 능히 섬기지 못할 것은 그는 거룩하신 하나님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 너희의 잘못과 죄들을 사하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만일 너희가 여호와를 버리고 이방 신들을 섬기면 너희에게 복을 내리신 후에라도 돌이켜 너희에게 재앙을 내리시고 너희를 멸하시리라 하니”(수 24:19~20).
그렇다면 언약은 무거운 짐인가? 두려운 하나님을 보여줄 뿐인가? 괜히 율법의 말씀을 지키겠다고 약속한 것인가?
여호수아는 언약을 지키는 길은 다름 아닌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임을 알았던 인물이다. “스스로 조심하여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수 23:11). 여호수아는 또한 그것이 하나님을 가까이하는 것임을 알았고 이를 여러 번 권면한다(수 23:8).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친근히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는 것이고(수 24:26), 그 말씀을 지켜 행하는 것이다(수 23:6). 기록된 성경을, 보이지는 않지만 살아 계신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으로 진정 받아들이고 읽는 것이다.
여호수아는 이 신앙의 원리를 자신의 삶으로 몸소 보여 준 인물이다. “이스라엘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 여호와를 섬겼더라”(수 24:31).
여호수아는 죽을 때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백성으로 살아가도록 말씀을 남겼다. 자신의 삶으로 보여 줬던 신앙의 길을 남겼다. 남은 여호수아 본문을 묵상하는 동안 이 세상을 떠날 때 남길 것을 준비하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