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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5월

하나님께서 보내신 참된 동역자, 바나바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사도행전은 대체로 12장까지 베드로를, 13장 이후 바울을 중심으로 다룬다고 할 만큼 두 인물이 주축을 이룬다. 이 두 인물이 아니면 예수님 승천 이후 시작된 초대 교회의 역사를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위대한 사도요 신약 교회가 태동되는 데 결정적으로 쓰임 받은 인물이라 할지라도 교회는 결코 걸출한 인물 한두 사람만 있으면 되는 곳이 아니다. 바나바가 바로 그 증인이다.


바울이 사역하도록 이끌어내다
사도 바울이 사도로서 사역을 시작하는 과정에 바나바의 역할은 결정적이었다. 바울은 다메섹 도상에서 부활의 주님을 만났고, 복음을 전하는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다.
하지만 바울이 실제로 복음의 사역자로 전면에 나서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당시 예루살렘에 있던 예수님의 제자들, 곧 사도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참으로 어려운 것이었다. 바울은 원래 예수님을 반대하고 예수 믿는 자들을 잡아서 죽일 정도로 핍박했던 자였기 때문이다. “사울이 예루살렘에 가서 제자들을 사귀고자 하나 다 두려워하여 그가 제자 됨을 믿지 아니하니”(행 9:26).
반드시 풀어야 할, 그러나 너무도 어렵고 오해받기 십상인 이 문제 앞에서 바나바는 위험을 무릅쓰고 살해의 위협까지 받고 있던 바울(참조 행 9:29)을 세워 주는 참된 동역자의 모습을 보여 준다. “바나바가 데리고 사도들에게 가서 그가 길에서 어떻게 주를 보았는지와 주께서 그에게 말씀하신 일과 다메섹에서 그가 어떻게 예수의 이름으로 담대히 말하였는지를 전하니라”(행 9:27).
바나바가 바울의 동역자인 결정적인 증거는 또 있다. “바나바가 사울을 찾으러 다소에 가서 만나매 안디옥에 데리고 와서 둘이 교회에 일 년간 모여 있어 큰 무리를 가르쳤고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행 11:25~26).
바울이 비로소 복음의 사역자로 서는 모습을 보여 주는 장면이다. 이와 같은 시작에 결정적인 동역의 길을 열어간 사람이 바로 바나바다.
사도행전이라는 이 가슴 뛰는 예수 복음의 역사는 바울로 하여금 사역하도록 이끌어낸 바나바라는 동역자를 통해서 가능했던 것이다. 하나님의 사역에서 ‘동역’이란 바로 은사가 있고 소명을 받은 사람이 사역하도록 길을 열어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도행전을 묵상하면서 두드러진 인물들에게만 마음을 빼앗길 것이 아니라 사역자의 얼굴을 빛나게 하는 바나바처럼 동역의 기쁨을 발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역자를 세워주는 동역자
바나바는 지중해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구브로 태생이며 레위족이었다. 그러니까 흩어진 디아스포라 유대인이었다(행 4:36). 그런데 그가 복음을 들었고, 자신에게 있던 밭을 팔아 그 값을 사도들의 발 앞에 뒀다(행 4:37). 십자가에서 죽고 부활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만난 것이다. 재물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시라는 진리를 깨달았고, 그 깨달음에 합당한 삶의 변화가 행동으로까지 일어난 것이다. 이처럼 우리도 십자가의 주님을 바르게 만나고 그 진리를 깨달아야 한다.
사도행전은 또한 그를 이렇게 소개한다. “바나바는 착한 사람이요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이라…”(행 11:24).
바나바는 성령의 사람이요 믿음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제2차 전도여행을 시작할 때 바울과 잠시 갈라서야 했던 바나바이지만, 그는 바울의 제1차 전도여행을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며 복음을 전하는 바울을 더욱 빛나게 한 진정한 동역자였다.
하나님의 나라는 결코 한 사람이 세워 가는 곳이 아니다. 사도행전을 묵상하면서 십자가의 주님을 다시 만나고 성령과 믿음이 충만하기를 간구한다. 그래서 바나바처럼 동역자를 세워 주는 기쁨을 누리는 자들이 많이 일어나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