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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6월

배우기를 쉬지 않은 성경의 사람 아볼로

과월호 보기 박삼열 목사(사랑의교회)

사도행전 역사에 있어서 아볼로에 대한 기록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을 따르는 사도들로부터 시작된 새로운 공동체인 교회와, 그들이 목숨 걸고 선포한 십자가 복음의 전승을 이해하는 데 있어 꼭 탐구해야 할 인물이다.


성경에 능통한 자
아볼로의 등장은 다음과 같은 소개로부터 시작된다.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라 하는 유대인이 에베소에 이르니 이 사람은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 그가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워 열심으로 예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며 가르치나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라”(행 18:24~25).
아볼로는 알렉산드리아 출신이었다. 물론 당대 교육과 철학의 중심 도시 가운데 하나였던 알렉산드리아 출신이라는 사실이 그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어지는 본문이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고 묘사하는 것으로 봐서 아볼로의 인물됨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알렉산드리아는 당시 로마제국 내 제2의 도시로 학문의 중심 역할을 하던 곳이었다. 특히 유대교 회당이 있었고 유대인 공동체가 형성된 곳이며, 히브리어로 된 구약을 헬라어로 번역한 70인역본을 낳은 중요 도시다.
그곳 출신 유대인 아볼로는 ‘언변이 좋고 성경에 능통한 자’라는 수식어가 아주 어울리는 인물, 곧 유대 학자였다(딛 3:13). 그는 구약을 잘 아는 자였고, 그것을 잘 설명하고 논증할 수 있는 자였던 것이다.

 

유대인에게 예수를 전한 유대인
그런 그가 예수님에 관한 것을 자세히 말하고 가르치는 자가 됐다. 예수님에 관해 정확하게 알고 가르친다는 뜻이다. 이로써 아볼로는 ‘믿는 자들에게 많은 유익’(행 18:27)을 줬고, 더 나아가 ‘성경으로써 예수는 그리스도라고 증언하여 공중 앞에서 힘 있게 유대인의 말을 이기기’까지 했다(행 18:28).
놀라운 일이다. 유대인이었고 율법에 능통하던 그가 ‘유대인에게는 비위에 거슬리는 것이요(공동번역) 걸려 넘어지게 하는 것(쉬운성경)인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님’(고전 1:23 참조)을 정확하게 가르치다니! 예수님을 제대로 알게 되자, 그는 그냥 가만히 유대인으로 있을 수 없었던 것이다.
마침내 아볼로는 사도들과 나란히 언급되는 인물로 등장한다. 교회 내 분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던 고린도교회를 책망하고 가르치는 대목에서 아볼로는 바울과 베드로와 함께 등장한다. “내가 이것을 말하거니와 너희가 각각 이르되 나는 바울에게, 나는 아볼로에게, 나는 게바에게, 나는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라 한다는 것이니”(고전 1:12).
또한 아볼로는 고린도교회가 세워지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한 인물이다(고전 3:6). 그뿐 아니라 그는 갈등으로 어려움과 고통 가운데 있던 고린도교회를 향해 권면하고 가르쳤다(고전 4:6).

 

배우기를 쉬지 않은 자
유대 학자 아볼로가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의 선생이 되고 전도자가 돼 사도들과 나란히 초대 교회의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본문은 무엇보다 그가 복음에 대해 배우기를 쉬지 않았다는 점을 두드러지게 적고 있다.
아볼로는 일찍이 주의 도를 배웠고, 열심으로 예수님에 관한 것을 가르쳤지만 그에겐 커다란 약점이 있었다(행 18:25). 곧 ‘요한의 세례만 알 따름’이었다. 아볼로는 이와 같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 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의 가르침을 주저 없이 받아들인다(행 18:26). 이처럼 그는 겸손의 인물이다.
사도행전의 역사는 무엇보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정확하게 가르치고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은 인물들의 현장이다. 그리고 아볼로도 그 증인의 대열에 서 있다. 아볼로의 도전을 통해 배우기를 쉬지 않는 겸손의 사람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복음에 능통한 자들로 세워지고, 그 복음을 전승하는 데 익숙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