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철우 목사
인생의 목표가 분명한 사람은 망설이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십자가를 통한 인류의 구원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거침없이 그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예수님을 비방하고 방해하던 종교 지도자들은 노골적인 살기를 드러내며 고소할 구실을 찾고 있었는데, 오히려 그것이 십자가를 향한 예수님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8월의 말씀은 십자가에 초점을 맞추고 묵상하면 좋겠습니다. 계속해서 십자가를 바라보며 걸어갈 수만 있다면 세상의 그 어떤 어려움도 구원을 향한 우리의 걸음을 방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20장 예수님의 권위에 대해 도전장을 던지는 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을 향해 예수님은 포도원 주인의 아들을 잡아 죽인 비정한 농부들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 비유가 자신들을 빗댄 이야기임을 알게 된 서기관들과 대제사장들은 예수님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미지만, 백성들의 눈이 두려워 실행에 옮기지는 못합니다. 계속해서 책잡을 일을 엿보던 그들은 세 바치는 문제와 부활 논쟁으로 예수님을 시험하지만, 예수님은 지혜로운 답변으로 위기를 넘기십니다. 죄악 많은 세상에서 믿음으로 살다 보면 하늘로서 임하는 지혜가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묵상을 통해 주님의 지혜를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1장 이 땅의 역사는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종말이라고 일컫는 그날이 반드시 옵니다. 말세를 준비하는 지혜는 무엇일까요? 과부가 자신의 전부를 드린 것처럼 가장 소중한 것을 주님을 위해 사용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토록 영광스러워하던 돌성전은 무너질 것입니다. 난리와 지진과 하늘로부터 큰 징조가 나타나서 사람들을 두렵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은 심판의 날이기도 하지만, 주님이 구름 타고 다시 오실 영광의 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주의 백성들은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어야 합니다.
22장 유월절을 준비하는 동안 가룟 유다는 배반의 음모를 꾸밉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만찬을 나누십니다. 떡과 잔을 나누시고 “너희를 위한 내 몸이요, 너희를 위하여 붓는 내 피다”라고 하시며, 십자가의 죽음을 예고하십니다. 이토록 비장한 자리에서 제자들은 오히려 누가 더 크냐는 다툼을 일삼습니다. 유다의 배신도, 베드로의 부인도 십자가를 향한 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것은 예수님 홀로 완수해야 할 신적 소명이기 때문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드렸던 그 기도는 십자가의 진정성과 역사성을 동시에 말해 줍니다.
23장 예수님을 가야바의 뜰에서 빌라도에게로, 다시 헤롯에게로 넘겼으나 그분에게서 죄를 찾을 순 없었습니다. 그러나 성난 군중은 일제히 소리 지르며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합니다. 엊그제 호산나를 외치던 무리가 오늘은 성난 군중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연약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시는 예수님을 보며 눈물 흘리는 여인들을 향해 예수님은 위로하시며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 울라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에 손과 발이 못 박힌 채 죽어 가시면서도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라고 중보하시는 말씀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대속의 삶을 사신 예수님을 기억하게 됩니다. 평생 머리 둘 곳 없으셨던 주님은 숨지신 이후에 비로소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준비한 새 무덤에 묻히십니다.
24장 안식일이 지난 첫날 새벽, 예수님을 사랑하는 여인들은 어둠을 뚫고 주님을 찾아갑니다. 그들의 손에 들린 것은 죽은 사람에게 바를 향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약속대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뵙는 영광은 여인들의 몫이었습니다. 그 후에 베드로가 허겁지겁 달려와 빈 무덤을 확인하고 놀랍게 여기며 집으로 돌아갑니다. 제자들 중 두 명은 예수님의 죽음에 실망하여 이전의 삶으로, 엠마오 마을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들었지만 여전히 슬픈 기색을 띠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활을 믿지 못했음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이 동행하시며 말씀을 풀어 주시자 그들의 눈이 밝아져 예수님을 알아보고는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합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에 모인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손과 발을 보이시고, 자신이 영이 아니라 온전한 몸을 입고 부활하신 것을 증명하십니다. 이것은 우리 부활의 첫 열매이기도 하며, 우리가 평생 전하고 증언해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자들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음을 잘 아셨던 주님은 성령이 임하실 때까지 이 성을 떠나지 말고 기도 가운데 머물러 있으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십니다. 주님은 떠나실 때 제자들이 본 모습 그대로 곧 다시 오실 것입니다. 주님의 신실하신 약속 가운데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은 재림뿐입니다. 그러므로 반드시 주님이 다시 오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 믿음이 소망 없는 세상을 살아갈 우리의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