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0년 01월

하늘을 날고 싶다

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영국에서 OM선교회 국제이사회를 마치고 스위스에 들를 기회가 있었다. 숙소가 위치한 마을에 화려한 야생화가 호들갑스럽게 피어 있었던 기억으로 보아 5월쯤이었던 것 같다.
스위스 하면 우리는 알프스의 설봉과 빙하를 떠올린다. 지금은 이것들이 무서운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어서 이전의 아름다움은 보기 어렵다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때는 그런 걱정하는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을 등에 업고 서 있는 설봉을 찍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잘못하면 노출 부족으로 어둡게 나올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몇 단계로 노출 보정을 하면서 신중하게 찍어야 했다. 무엇보다 음지에 있는 눈과 바위의 질감을 적절히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이 사진을 볼 때마다 잘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깨끗하다. 시원하다. 높이 날고 싶다. 언젠가 예수님이 우리에게 입혀 주신 눈보다 흰 의의 옷을 입고 하늘을 날아다닐 때가 올 것이다. 그날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