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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이상하게도 사막에 아름다운 꽃이 많다. 종류도 다양하고 색깔도 화려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3월경 남쪽 끝에서 시작하는 야생화의 향연이 북으로 올라가면서 6월까지 이어진다.
나는 매년 4월이면 CAL세미나 주 강사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다. 그때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야생화를 찾아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사막의 야생화는 바로 앞 겨울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느냐에 따라 풍작과 흉작이 갈린다. 어느 해에는 한 송이도 피지 않던 곳이 어느 해에는 카펫을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런 사연 때문이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3시간 올라가면 나오는 골먼Gorman이란 작은 마을이다. 한번은 갔더니 숨이 막힐 것 같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바로 앞 겨울에 비가 무척 많이 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보라색 꽃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고, 매력적인 주황색 옷으로 단장한 포피가 여기저기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데서는 많은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몇 송이를 주제로 선정하고, 다른 꽃들은 배경으로 처리하면서 햇살의 강도나 방향을 잘 이용하여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크로나 망원렌즈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사진은 해가 기우는 시간에 그늘에서 찍은 것이다. 직사광보다 훨씬 컬러가 부드럽고 진하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에 거슬리는 잡초들을 가위로 손질하지 않은 이유는 자연스러움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악한 세상에 아직도 남겨 놓으신 하나님의 정원은 역시 아름답다. 그래서 그의 선하심을 더 찬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