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10년 03월

사막의 야생화

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이상하게도 사막에 아름다운 꽃이 많다. 종류도 다양하고 색깔도 화려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3월경 남쪽 끝에서 시작하는 야생화의 향연이 북으로 올라가면서 6월까지 이어진다.
나는 매년 4월이면 CAL세미나 주 강사로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다. 그때마다 가까운 지역에 있는 야생화를 찾아가는 일이 자주 있었다. 사막의 야생화는 바로 앞 겨울에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느냐에 따라 풍작과 흉작이 갈린다. 어느 해에는 한 송이도 피지 않던 곳이 어느 해에는 카펫을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이루는 것이 바로 이런 사연 때문이다.
이 사진을 찍은 곳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3시간 올라가면 나오는 골먼Gorman이란 작은 마을이다. 한번은 갔더니 숨이 막힐 것 같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바로 앞 겨울에 비가 무척 많이 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보라색 꽃이 주종을 이루고 있었고, 매력적인 주황색 옷으로 단장한 포피가 여기저기에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이런 데서는 많은 것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지 말고 마음에 드는 몇 송이를 주제로 선정하고, 다른 꽃들은 배경으로 처리하면서 햇살의 강도나 방향을 잘 이용하여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크로나 망원렌즈를 많이 사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사진은 해가 기우는 시간에 그늘에서 찍은 것이다. 직사광보다 훨씬 컬러가 부드럽고 진하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눈에 거슬리는 잡초들을 가위로 손질하지 않은 이유는 자연스러움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었다. 악한 세상에 아직도 남겨 놓으신 하나님의 정원은 역시 아름답다. 그래서 그의 선하심을 더 찬양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