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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하도 유명해서 사진으로서는 이미 매력을 잃은 지 오래라고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찾아간 곳이 나이아가라 폭포다. 그러나 그냥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리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남았다. 만인에게 익숙한 소재를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 만큼 창조적인 작품으로 표현하는 일은 나의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특히 나이아가라 폭포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압도하는 자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힘을 과시하는 대상 앞에서는 나의 모습이 더없이 초라해진다. 이런 대자연을 작은 필름에다 담아 보겠다고 하는 생각 자체가 일종의 오기傲氣임에 틀림없다.
그렇지만 작은 노력이라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날 새벽 서둘러 나갔다. 여름이라 해는 떠 있었지만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전날 봐 둔 곳으로 달려갔다. 수십 미터가 넘는 낭떠러지가 있어서 접근을 하지 못하게 꽤 높은 시멘트 담으로 막아 놓은 곳이었다. 뛰어넘을 수만 있다면 몸을 담 밑에 숨기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 있었다.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것은 그 좁은 곳에 사람을 유혹하듯 한 무리의 하얀 들국화가 피어 하늘거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만일 경찰에게 들키면 어떻게 하지? 매우 곤란한 일이 벌어질 것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이미 내 마음은 담을 뛰어넘은 도둑이 되어 있었다.
지금도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혼자 웃는다. 나이아가라를 나처럼 잘 찍은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오른쪽에 보이는 굴뚝 저것이 옥의 티라면 티다. 아무리 몰래 찍는 것이지만 서두르지 말고 나뭇가지로 살짝 덮는 여유를 가졌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래도 마음에 든다. 아마 몰래 먹은 떡이어서 그런가 보다. 이런 말씀이 있지 않은가?
“도둑질한 물이 달고 몰래 먹는 떡이 맛이 있다 하는도다” 잠 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