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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이렇게 아름다운 폭포에다 ‘도둑폭포’라는 이름을 달아 주었다니 이해가 안 된다. 언젠가 강의를 맡아 설악산 미시령 쪽으로 가다가 이 폭포의 팻말을 보고 골짜기로 내려간 일이 있었다. 이름이 안 좋아서 험상궂게 생기지는 않았을까 생각했지만 막상 가서 보니 한국적 정서가 물씬 풍기는 아름다운 폭포가 기다리고 있었다.
생김새가 웅장하지도 않고 초라하지도 않아 고향의 뒷산 깊숙이 들어온 것 같은 정감을 느끼게 했다. 꼭대기에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는 어떤가? 그리고 그 뒤에 떠 있는 구름 조각은?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 같다. 물은 너무 맑고 시원해서 미역이라도 감지 않으면 떠날 수 없을 것 같았다.
한 가지가 마음에 걸린다. 폭포의 물줄기에 신경을 써야 했는데 아차 한 것 같다. 이것은 폭포 사진을 찍을 때 잊지 말아야 하는 기본인데 말이다. 맑은 옥수玉水를 은구슬이 굴러 떨어지듯 묘사를 하든지 아니면 한 줄기의 냇물이 흘러내리듯 묘사를 하든지 좀 분명했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은 어정쩡한 것 같다. 다음에 다시 들를 기회가 있다면 잘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