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방민경
기도로 하나님을 간절히 찾고 찾으면, 하나님이 말씀으로 내 가야 할 바를 분명히 알려 주신다고 고백하는 사람. 51개국 350여 명의 선교사를 이끌고 항해하며 열방을 누비는 최종상 목사를 만나 보았다. 어둠 가운데 바늘을 찾는 것 같아 보이는 둘로스 선교선 단장으로서의 부르심. 그는 아침 묵상을 통해 받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잡고 지금까지 걸어왔다.
배와의 인연은_ 1978년 부산에 로고스 선교선이 들어왔을 때였다. 그때 나는 통역 자원봉사자로 섬기면서 선교에 대한 눈을 뜨게 되었다. 세계 각국에서 온 청년들이 선교사로서 지구촌 곳곳을 돌며 섬기는 모습은 내게 색다른 도전을 주었다. 그래서 1979년 로고스 선교선을 타게 되었다.
지금의 둘로스 선교선 단장으로 부름 받은 때는_ 2004년 9월이다. 1997년부터 이곳 둘로스호에 오기 전까지 나는 영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다.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하나님이 거의 대부분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곤 하시는데, 그때도 그랬다. 하란을 떠나 하나님이 지시하신 땅으로 가라는 말씀 속에서 내가 서 있는 영국이 하란임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가야 할 땅이 어디일까 기도하던 때에, 둘로스 선교선의 단장을 맡아 달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하나님이 지시하신 땅인 것을 알았지만, 다년간 선교선에서 사역했던 나로서는 둘로스호 단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기에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다.
상황이 녹록하지 않았을 텐데_ 나는 “하나님, 누구와 가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출애굽기 33장 14절을 묵상하면서 답을 얻었다.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 그 누구도 아니고, 하나님이 친히 함께 가신다고 하셨다. 아침마다 제일 먼저 하나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아 어떠한 상황 가운데서도 평안을 누릴 수 있다. 선교선을 탄다고 가정했을 때, 아이들과 지내는 것부터 다양한 상황이 어려운 문제로 다가왔다. 내 주변 사람들은 혹 걱정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와 우리 가족은 하나님과 함께 걸으며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믿음의 걸음을 뗄 수 있었다.
모든 나라가 둘로스 선교선을 환영하지는 않는다_ 특히 중동지역으로 들어갈 때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하나님이 단장인 내게 주셨던 시편 32편 6절에서 8절 말씀을 단원들과 나누고 붙잡았다. “모든 경건한 자는 주를 만날 기회를 얻어서 주께 기도할지라 진실로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그에게 미치지 못하리이다”(시 32:6). 2005년과 2006년 두 번에 걸친 5개월여 간의 중동지역 사역에서, 말씀대로 순종하여 우리가 주께 기도하면 주께서 우리를 보호해 주신다는 것이다. 말씀 묵상을 통해 우리는 때를 따라 돕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며 알아갈 수 있었다.
선교선에서 말씀을 묵상하는 모습은 어떠한가_ 좁은 방에서 4명이 생활하기 때문에, 방은 잠자는 공간 이상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말씀을 묵상할 때면, 배 곳곳에서 하나님과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 시간을 갖는 선교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말씀을 묵상하고 하나님께 가르침을 받고 나면, 공동생활을 하는 우리는 곧 일상의 적용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2년을 생활하면서, 우리 개개인 안에 하나님의 형상이 회복됨을 본다.
폭풍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을 소개해 달라_ 예수님이 타셨던 배에도, 바울이 탔던 배에도 폭풍은 주어졌다. 둘로스 선교선도 예외는 아니다. 2005년 2월, 지중해를 건넜을 때에는 일기예보와 달리 바다가 잔잔했다. 내가 선장에게 “일기예보를 잘못 들은 것 아니냐?”라고 물었더니, 선장은 주변의 다른 지역을 포함해 우리도 지금 폭풍권에 있다고 했다. 이런 일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배려 어린 선물이자 격려다.
일반인과 그리스도인의 다른 점은_ 삶에 하나님을 모시고,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것이다. 그런 우리를 하나님은 인도하신다. 때론 상황으로, 때론 사람으로 인도하시지만, 제일 정확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우리가 간절히 기도할 때 하나님은 말씀으로 명확하게 인도해 주신다. “너희가 온 마음으로 나를 구하면 나를 찾을 것이요 나를 만나리라”(렘 29:13). 이 비밀은,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기도와 말씀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 이런 관계로 들어선 사람만이 누릴 수 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누리는 사람만이 평안함을 누리며,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힘차게 걸을 수 있다.
앞으로 둘로스호의 일정은_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목포에 있고, 8월 10일부터 28일까지 인천을 방문한다. 그 후에는 홍콩, 동말레시아, 호주 등을 돌게 된다. 오는 8월 22일은 둘로스 선교선이 만 93세가 되는 날이다. 2010년 9월 30일을 끝으로 둘로스호의 사역이 마무리되는데, 그때까지 하나님의 계획이 온전히 이루어지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