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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꽃보다 아름다운 하나님의 딸

과월호 보기 방민경

환한 미소에 기다란 친구가 들어섰다. 예쁘고 늘씬하기에 어느 곳에서도 한눈에 들어왔으리라. 하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녀의 화려한 외모보다도 대학생다운 풋풋함과 말씀을 사모하는 마음에 놀라게 되었다. 예쁘다는 말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2006 미스코리아 선 박샤론 자매를 만나 보자.

 

신앙생활과 큐티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궁금하다_ 내가 힘들 때면, 아버지는 슬며시 큐티책을 놓아 주시곤 했다. 때론 손수 쓰신 편지에 말씀을 적어 주셨다. 그때마다 말씀을 곱씹어 보면서 큐티를 자연스럽게 익히지 않았나 싶다.
  아버지가 목회를 하셨기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실이 내게는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아버지는 병 고침도 받으셨고 은사도 많으시지만, 나 같은 경우에는 어떤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게 아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내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버지는 설교와 삶이 동일하셨다. 강대상에서 말씀하신 것과 똑같이 아내와 자녀를 대하셨기에, 나도 ‘이것이 바로 말씀 묵상하는 삶의 결과’라고 배울 수 있었다.

합숙소의 바쁜 일정 속에 큐티는 어떻게 했나_ 2006 미스코리아를 준비하면서 참가자 전원이 모여서 합숙 생활을 했다. 다행히 크리스천 친구들이 있어서 함께 말씀을 묵상할 수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다른 참가자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로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크리스천 룸메이트와 은혜를 잠깐 나누는 정도였다.
  하지만 날마다 말씀을 묵상할 수 있었던 통로는 바로 아버지였다. 매일 밤 통화를 하면서 아버지는 에스더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합숙 기간, 내게는 에스더를 깊이 묵상한 시간이었다. 하나님이 하실 일을 기대하며, 많은 갈등 속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수 있었다.

말씀 묵상이 삶에 직접적으로 유익을 준 때는_ 합숙을 하면서 기가 많이 죽었다. 그 시간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친구도 많았고, 모두 정말 예쁘고 화려했다. 좋은 성과를 얻기 위해 열심을 내는 동료들 사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첫 마음은 흐려지고,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의 차이에서 오는 질투심마저 들었다. 그런 이유로 많이 침체되었던 내게 아버지가 잠언 31장 30절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와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셨을 때, 그 자리에서 엉엉 울 수밖에 없었다. 몸도 고되고 마음 하나 둘 곳 없었지만, 아버지가 전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은 내 안에 견고한 버팀목이 되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나_ 대회를 참가하면서 내가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세상에 이야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쟁쟁한 참가자들을 보며 의기소침해졌다. 아버지는 처음에 천막 교회부터 시작하시면서 먹을 것 조금만 생겨도 동네 사람들과 나누셨다. 어린 시절 그것이 많이 힘들었다. ‘우리 가족도 부족한데’ 하는 마음에 아버지의 나눔이 상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내게는 산 배움이었다. 아버지가 그러셨듯이, 내가 따라가야 할 길도 바로 나눔과 섬김의 삶임을 깨달았다.
  미스코리아는 성공과 유명세를 얻을 수 있는 발판이기에 많은 사람이 승부욕에 불탔다. 하지만 나는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계속 노력했다. 그때마다 하나님의 말씀은 내게 큰 도움이 되었고, 말씀을 통해 진정한 아름다움에 대해 묵상할 수 있었다.
  육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 그래서 행동으로 묻어나는 그런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싶었다. 대회 10초 스피치 때 “가장 고귀한 아름다움은 섬김과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진 순수한 아름다움으로 섬김과 나눔을 꼭 실천하는 미스코리아가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삶을 이루고 싶다.

목회자 자녀로서 어려웠던 점은_ ‘왜 우리 가족이 목회를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빠진 적이 있다. “아빠는 가족보다 하나님을 더 좋아해”라고 투덜대기도 했다. 목사님 자녀라고 성도들이 관심 갖는 것도 많이 부담스러웠다. 물론 그 관심이 사랑인 것을 나중에는 깨달았지만. 내가 대학 입시에 떨어졌을 때, 목사님 딸이 실패했다고 교회를 떠난 성도도 있었다. 그것이 어린 나에겐 큰 상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일들을 통해 하나님이 나를 빚어 가신 것이 아닌가 싶다.

특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낀 때는_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간다고 하면, 돈이 엄청 많이 든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돈 한 푼 들이지 않았다. 우연히 미스인천선발대회 포스터를 보았는데, 주제가 ‘부엌 속의 신데렐라를 찾아라’였다. 특별히 50회 대회였기에, 주최 측에서 전체 비용을 모두 후원해 주었다. 돈을 쓰지 않고는 대회에 참가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셨고, 하나하나 인도하고 계심을 나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부족한 나를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다. 

앞으로의 비전은_ 하나님이 이끄시는 대로 순종하며 가고 싶다. 아직 구체적인 비전이 있는 것은 아니다. 연예계에 꼭 남아 있으려는 마음도 없다. 단지 지금 내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CBS 수호천사 리포터 일이나 교회에서 순장으로 섬기는 것, 학업 등 모든 일을 성실히 감당해서 ‘하나님의 딸 박샤론’으로 불리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