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옥한흠 목사
순수한 눈을 가진 어린아이들을 보는 것만큼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일은 흔치 않다.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는 어린아이들을 보면 마치 가장 아름다운 꽃을 보는 것 같다. 그 맑은 눈동자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인생의 모든 피곤이 싹 가시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특히 어린이날 즈음이면 세상 모든 어린이가 명랑하고 튼튼하게 잘 자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는 아이들을 기쁘게 해 주는 것으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의 자세와 마음가짐 그리고 교육관을 제대로 갖고 있는지 깊이 살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노벨상 3분의 2를 석권하고 미국 록펠러재단과 월스트리트를 장악하고 있는 세력은 바로 유대인이다. 이들은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세계 문화까지 움직이고 있다. 이름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인류의 발전에 공헌하고 역사에 이름을 알린 위인들과 현재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을 훑어보면 상당수가 유대인이란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처럼 유대인이 세계를 장악하게 된 데에는 그들의 유별난 자녀 교육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유대인 부모에게 가장 중요한 의무는 바로 자녀 교육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올바른 자녀 교육은 전인 교육을 말한다. 전인 교육에는 부모 각자의 역할이 있다. 가정에서 권위의 상징인 아버지는 지식과 사상의 영역 즉 IQ 계발을 담당하고, 사랑의 상징인 어머니는 정서의 영역 즉 EQ 교육을 담당한다.
정서가 없이 IQ와 사상만 강한 사람은 차갑고 인정이 메마르기 쉽다. 그렇다고 사상과 이성이 없이 감정만 풍부한 사람은 의지가 약해 주관이 흔들리게 된다. 따라서 유대인 자녀 교육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통해 신본주의 사상 교육과 정서 교육의 조화를 추구한다.
자녀의 유대인다운 본질은 어머니에 의해 결정되지만, 그 유대인의 본질을 잘 다듬어 도덕적 형식을 갖추게 하는 역할은 아버지 몫이다. 다시 말해 어머니는 자녀가 어떠한 사람이 되느냐를 가르치고, 아버지는 어떻게 행동하느냐를 가르친다. 남성의 할 일과 여성의 할 일을 구분하고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다.
유대인에게 좋은 부모란 육적인 만족을 주는 부모보다 신본주의 사상을 자녀에게 충실히 가르치는 부모다. 자녀가 맨 처음 만나는 선생님은 바로 아버지다. 그렇기 때문에 가정에서 권위 있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먼저 투철한 신본주의 사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어떤 상황에서라도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아버지가 자녀를 직접 가르칠 경우, 아버지는 자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며 자녀는 아버지의 교육을 받기 위해 늘 준비하는 버릇을 기르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아버지의 사상과 생활 풍습을 닮게 되므로 유대인 자녀는 아버지의 사상과 더불어 교육의 방법도 그대로 본받게 된다.
그들은 자녀를 교육할 때 지식(IQ)으로만 가르치지 않고 정서와 의지(EQ)를 모두 사용해 가르친다. 그래서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지혜로 가르친다. 성경공부 시간에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껴안아 주는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은 전 세계 모든 정통파 유대인 가정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공부 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질문과 답변으로 이어진다. 좋은 질문은 좋은 답을 이끌어 낸다. 이러한 귀납적 교육 방법이 유대인을 어려서부터 천재로 만드는 데 크게 공헌했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서 토론 훈련을 수없이 받고 자란다. 이것이 유대인의 천재 교육의 비밀이다.
한편 자녀의 정서 교육(EQ)은 어머니의 가슴에서 시작된다.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에서 자녀의 따뜻한 마음이 자라난다. 심리학적인 면에서 영아기의 아기는 어머니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기 때문에 육적인 체온이나 양식만 받는 것이 아니고, 어머니 영혼의 신앙도 전수받는다고 한다. 따라서 유대인 가정에서 여성이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유대인 어머니에게 길들여진 자녀의 하루는 새벽에 잠을 깨서 침대에서 나오기 전 감사 기도로 시작된다. 그리고 곧바로 세면장으로 가서 손을 씻은 다음, 눈과 얼굴을 씻는다. 그러고는 축복 기도를 외우고, 이어서 회당에 모여 새벽 기도를 드린다. 새벽 기도 후에는 탈무드를 30분간 읽고 집에 돌아와서 아침 식사를 한다.
하루를 마감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에 어머니는 자녀가 느끼는 두려움이나 슬픔을 그날로 정리하도록 배려한다. 자녀가 잠들기 전의 시간은 짧지만, 어머니가 자녀의 일생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시간이다.
이렇듯 유대인 어머니는 새벽에 일어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자녀가 유대인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철저하게 가르치고 감독한다. 유대인다운 유대인은 철저한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 투철한 신본주의 사상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이렇게 들으면 유대인의 교육 방법이 상당히 엄할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유대인 부모는 매우 부드럽고 자유롭게 자녀를 보살핀다. 자녀가 노여워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그들은 자녀가 율법을 기쁨으로, 자율적으로 지키도록 유도하고 웬만해선 화도 잘 안 낸다.
한 쌍의 남녀가 결혼해서 가정을 이루고 나면 가장 중요한 일로 생각하는 것이 바로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는 일이다. 자녀의 장래에 대해서 부모는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다. 특히 우리나라 부모는 자녀의 성공을 위해서 대단한 노력과 희생을 감수한다. 마치 어미 거미가 자기 속을 새끼들에게 전부 다 먹이고 나서는 껍데기만 남기고 죽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많은 어머니는 자녀를 위해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래서 가정을 세우는 수고 중에 자녀를 위한 수고가 가장 값지다고 생각한다.
이토록 세상의 많은 부모가 자녀를 위해 수고하지만 그만큼 대가를 받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부모는 자녀가 공부 잘하고, 명문 학교 진학하고, 좋은 직장에서 돈 잘 벌면 성공했다고 뿌듯해하지만, 어느 순간 그것이 자녀를 위해 수고한 자신에게 돌아오는 가장 큰 보답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자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영적 교육이다. 자녀의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돌보고, 지적 성장을 위해 공부를 충분히 시킬 수도 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부모의 인생관을 통해 자녀가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고 어떤 방법으로 살아야 할 것인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 주는 것이 영적 교육이다. 이는 자녀가 삶의 목표를 세우는 데 도움을 주고 인생의 의미를 분명히 깨닫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의미 없는 위대한 일보다 의미 있는 사소한 일이 더 가치 있음을 깨닫게 해 준다.
부모가 먼저 자녀에게 모범이 되어 생활을 통해 이것을 가르치고 훈련하면 가정을 바로 세우는 가장 큰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