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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4월

부활의 영성으로 삶을 새롭게 하십시오

과월호 보기 김익겸

1907년 평양대부흥 100주년과 부활절연합예배 60주년을 맞은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를 6년 만에 새벽예배로 진행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새벽기도회를 통해 깊은 묵상과 기도의 시간을 갖고 있으며, 부활절연합예배 공동 준비위원장으로 섬기고 있는 덕수교회 손인웅 목사를 만났다.

 

그리스도인에게 묵상은 얼마나 중요한가_ 성경은 단순히 기록상으로 남아 있는 텍스트가 아니라 살아 계신 하나님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말씀이다. 살아 계신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이라면 성경 말씀을 나에게 얘기하는 것으로 알고 항상 귀 기울이고 말씀 안에서 나를 세우고 깨우치고 채워야 한다. 언제나 말씀 안에서 바른 길을 찾고 살아야 하기에 말씀을 떠나서는 온전한 그리스도인의 삶이 불가능하다. 말씀과 함께 살아야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다. 말씀도 모르고, 말씀을 깨닫지도 못하면서 행동해 봐야 헛수고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뿐이다. 말씀으로 방향 찾아서 가야 하기에 말씀을 떠나선 올바른 삶을 살 수 없다. “하나님의 말씀은 …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히 4:12)라는 구절처럼, 말씀은 살아서 역사해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게 한다.

 

평소 말씀 묵상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_ 나는 이사야 50장 4절 “주 여호와께서 학자들의 혀를 내게 주사 … 나의 귀를 깨우치사 학자들같이 알아듣게 하시도다”라는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목회자로서 말씀 사역을 하는 데 앞서 아침마다 말씀을 향해 듣는 귀를 열려고 한다. 내가 살아야 사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새벽기도회를 인도한 뒤 본문 중 키워드로 묵상하며 기도한다. 그렇게 말씀을 깨달으면서 나를 고치려 한다. 새롭게, 바르게 하려고 매일 묵상한다. 대부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목회, 개인 삶 등을 말씀에 비춰 보며 잘하고 있는지, 혹시 성령의 능력이 아닌 내 힘으로 하는 게 아닌지 점검한다. 나는 하나님께 뭘 달라는 기도를 못한다. 새벽은 철저히 나를 깨우치는 시간이다.

 

그리스도인들이 묵상을 통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하려면 어떤 것이 가장 필요한가_ 한국 교회는 새벽기도라는 좋은 영성 프로그램이 있다. 그런데 날마다 새벽기도를 해도 아집이 있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있다. “주시옵소서”라고만 기도하기 때문이다. 열심을 내도 좋은 결과가 안 나오는 것은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마음을 열고 나를 하나님 앞에 내어 놓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 사랑으로 고침 받고 변화될 수 있다. 한국 교회가 사회에 영향을 못 끼치고 빛과 소금이 못 되는 것은 그 삶이 말씀으로 변화되지 못해서 그렇다. 기도 시간에도 말씀 묵상을 같이 해야 한다. 나를 변화시킨 뒤 세상을 변화시켜야 한다. 말씀이 삶이 되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방법이 달라지면 열매가 달라질 것이다. 하나님께 청구서만 잔뜩 보내는 것으로는 어렵다. 말씀에 강한 도전을 받고 말씀이 운동력이 돼서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

 

기억에 남는 묵상이 있다면_ 2005년 4월, 노회에서 교단 부총회장 후보를 추대하는 날이었다. 당시 나는 부총회장에 출마하려고 당회 결정도 받고 선거 비용도 마련하고 모든 서류 준비를 마쳤다.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새벽기도를 했다. 시편 130편을 전하고 내려와 131편을 묵상하는데,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시 131:1)라는 말씀이 내게 화살 박히듯 들어왔다. 그런 경험이 많지 않은데 정말 총알처럼 말씀이 박히더니 나를 뒤집었다. 그 뒤 아내하고도 의논하지 않고 바로 출마를 포기했다.

 

새벽 영성이 강점인 한국 교회가 이번 부활절연합예배를 6년 만에 새벽 5시로 옮긴다고 들었다_ 부활절연합예배는 그동안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드리다 교단장협의회를 통해 KNCC와 한기총이 공식적인 공교회 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함께 드리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잠실에서 드렸다. 그리고 평가회를 통해 올해는 평양대부흥 100주년이기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자는 취지로 몇 가지를 바꿨다. 우선 예수님이 새벽에 부활하셨고, 초대 교회도 새벽에 부활절 예배를 드리는 전통이 있었기에 이를 복원하기로 했다. 또한 빛, 물, 말씀, 성찬 예전으로 진행됐던 초대 교회의 예전을 그대로 재현하기로 했다. 장소는 시청 앞 열린 광장으로 선택했는데, 부활 소식을 온 세상에 선포해 만민이 듣게 하자는 뜻이다.

그동안 교회 일치를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부활절연합예배를 통한 기대가 있다면_ 해마다 부활절이 되면 명동성당, 영락교회에서 이루어진 예배가 주로 방송에 나왔지만, 작년에는 연합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나와 하나님께 기쁜 선물이 됐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그 이상으로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모든 교회가 참여해 마음먹고 뭉치면 큰 역사를 이룰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령의 역사는 하나 됨이다. 제자들이 십자가 앞에서 흩어졌다가 부활로 뭉쳤고 성령으로 증인의 삶을 시작했듯이, 성령의 역사를 실증하는 예배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