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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니 크로스비(1820~1915)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요일 3:2
<예수로 나의 구주 삼고>,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나의 영원하신 기업> 등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즐겨 부르는 찬송가의 악보 위쪽 왼편에 공통적으로 적혀 있는 이름이 있다. 태어난 지 6주 만에 시력을 잃고 평생 맹인으로 살아야 했지만, 식을 줄 모르는 복음의 열정으로 그 누구보다 많은 영혼들을 빛으로 인도한 하나님의 사람, 패니 크로스비가 그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 그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큰 영향을 준 사람은 할머니였다. 남편을 잃은 후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엄마를 대신해 그녀를 돌봐준 할머니는 어린 패니에게 끊임없이 성경과 문학작품, 자연을 가르치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를 심어줬다. 그 후 그녀는 뉴욕 맹인 학교에 입학하여 공부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자질을 발견하게 되고, 고난의 여정과 살아 있는 소망이 스며 있는 그녀의 시들은 학교 안팎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찬송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콜레라가 뉴욕 전역을 휩쓸고 간 뒤였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낙심해 있던 그녀는 한 집회에서 <웬 말인가 날 위하여>라는 찬송을 부르다가 진정으로 회심하고, 삶을 온전히 주님께 드리기로 결심했다. 하나님은 그녀를 로웰 메이슨, 윌리엄 브래드베리 등 당시 교회 음악의 대가라 할 만한 많은 작곡가들과 동역할 수 있게 인도하셨고, 깊은 묵상과 기도에서 우러나온 그녀의 영감 있는 찬송시는 많은 사람들을 주님께로 인도했다. 또한 드와이트 무디와 동역하는 등 여러 집회에서 복음을 전하기도 했는데, 그녀의 삶이 전해지는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열매가 나타났다.
평생 하나님의 사명을 따라 살기 원했던 그녀는 95년이라는 인생 여정 동안 1만여 편이 넘는 찬송시를 썼다. 그런 그녀에게 누군가 물었다. “당신은 볼 수 있기를 원하죠?” 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글쎄요. 지금 아무것도 볼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내가 천국에 이르렀을 때 내 눈으로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얼굴이 주님의 얼굴이라는 것입니다.”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