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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생은 곧 유일하신 참 하나님과 그가 보내신 자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니이다”(요 17:3)
1654년 11월 23일 밤, 프랑스의 천재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파스칼(Blaise Pascal)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만났다. “불, 철학자들과 학자들의 신이 아닌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하나님 외에는 세상의 모든 것들이 기억에서 사라진다…기쁨, 기쁨, 기쁨, 기쁨의 눈물….” 그는 이 은혜의 감격을 양피지에 적어 재킷 안쪽에 꿰매고, 죽을 때까지 늘 지니고 다녔다.
파스칼의 천재성은 열두 살에 독학으로 유클리드 기하학을 이해하면서 드러났다. 그는 ‘파스칼의 정리’가 포함된 「원추곡선론」을 열여섯의 나이에 발표했고, 그의 나이 열아홉에 세무장관이던 아버지를 돕기 위해 오늘날의 컴퓨터의 기초가 된 계산기를 발명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파스칼의 원리’가 포함된 「유체의 평형」 등 다양한 연구 업적으로 젊은 학자로서 주목을 받으며 명성을 날렸다.
파스칼은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사교계에 드나들면서 세상이 주는 쾌락을 맛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고로 죽음 직전까지 갔던 서른한 살의 겨울 밤,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의 신앙논집 『죄인의 회심』에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회심의 과정이 묘사되어 있다. “새로운 성찰 가운데 그는 그의 창조주의 위대함을 눈앞에 바라보고 스스로에 대한 수치와 그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낀다. 그는 창조주 앞에서 자신을 소멸시킨다.”
17세기, 르네상스와 계몽주의의 경계선상에 살았던 파스칼. 회심 후 그는 서른아홉이라는 짧은 생을 마감하기까지 모든 것을 버리고 오직 하나님께 집중했다. 특별히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일에 헌신하며 기독교 변증에 관한 글을 쓰는 데 몰두했지만, 평생 그를 따라다녔던 육체적 고통으로 인해 끝내 글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가 죽고 난 후 1천여 개의 단편들이 엮어져 ‘생각, 사유’라는 의미의 고전 『팡세』가 탄생했다. 파스칼은 『팡세』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길로 인도하면서 우리에게 말한다. “인간은 자연 가운데서 가장 연약한 갈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는 생각하는 갈대이다…그러므로 올바르게 사유하도록 힘쓰자.”
<박시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