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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4월

큐티나눔방1 - 무엇보다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과월호 보기 양애선 집사

2009년 12월 10일, 세 식구가 기분 좋게 쇼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운전 중이던 남편은 자신을 무척이나 열 받게 하는 여러 상황을 두서없이 쏟아내고 있었고, 아기를 안은 채 듣고 있던 나는 듣고 말하고, 듣고 말하고를 반복했다. 그러다 이견이 생기면서 서로 쏟아내던 말들이 부딪쳤고, 목소리 톤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주차장에 차를 댈 무렵, 대화를 급히 마무리하려던 나는 별 의미 없는, 아무 뜻도 내포하지 않은 말을 던졌다. 그런데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남편은 불같이 화를 냈고, 왜 자기에게 욕을 하냐며 다짜고짜 내게 욕을 했다. 난 너무 어이가 없어, 내가 언제 욕을 했냐며 대들었다. 그날, 결혼 후 처음으로 우리는 심하게 말싸움을 했다. “다신 나한테 말 걸지 마!”라고 한 후 입을 봉하고, 서로를 외면한 채 그날을 지냈다.
다음 날, 욱하는 성격이지만 뒤끝은 없는 남편이 출근하면서 인사를 건넸는데, 나는 들은 척도 안하고 무시했다. 오전 내내 속을 끓이면서 온갖 안 좋은 생각만 하니 머리도 띵해지고 마음은 지옥이었다. 말씀을 읽을 수도, 기도를 할 수도 없었다. 그러다 오후쯤, 습관처럼 <날마다 솟는 샘물>을 폈다.
12월 11일 본문인 베드로전서 4장을 눈으로 읽어 가던 중 8절에 시선이 멈췄다. “무엇보다도 뜨겁게 서로 사랑할지니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 그 말씀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었다. “사랑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라 의지적인 것이다. 사랑은 입술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다. 사랑하면 먼저 용서하고 사과해라.” 하나님이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눈을 감고 여러 번 생각했다. ‘내가 남편을 여전히 사랑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건데 그럼 용서해야겠네. 그게 당연한 거잖아.’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이 문제였다. 그래서 기도했다. 회개했다. 어쨌든 원인 제공자인 나의 죄가 더 크다고 아버지께 고백했다. 그러고 나서 남편에게 사과 문자를 보냈고 답장이 왔다. 우리는 서로 용서했다. 그 후 우리는 여러 번 그 일에 대해 묵상했고, 함께 나누면서 회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역훈련을 받으면서 큐티의 마지막 적용 부분은 막연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며 실제적이고 실천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고 배웠다. 그래야만 말씀이 나의 삶을 변화시키는 능력의 말씀이 된다고 했다. 이 일을 통해 ‘말씀’만이 사람을 변화시키고, 말씀대로 행할 때에만 상황이 변화되는 은혜가 임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큐티를 할 때면 적용 부분에서 늘 고민하곤 했는데, 이제 나는 ‘적용의 유익’을 누리게 됐다.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약 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