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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9월

큐티나눔방2 -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주소서

과월호 보기 김홍식 목사

만약 내가 일꾼으로 부름 받아 추수를 하게 된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농사를 지어 보진 않았지만, 낫, 소, 트랙터나 경운기 같은 것들이 필요할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이르시되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으니 그러므로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 하라”눅 10:2. 사실, 추수할 일꾼들을 더 보내 달라는 요청은 일하고 있는 일꾼들이 먼저 신경 쓸 일이 아니라, 주인이 알아서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과연 나에게 있어서 추수가 주인이 시킨 일일 뿐인가? 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일을 하고 있는가? 예수님은 일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구하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일을 빨리빨리 하라고 재촉하신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하나님 나라, 천국 복음 전하는 일을 글자 그대로 ‘일’로만 생각하며, 하나님께 내가 무언가를 해드리고 있는 양 착각하곤 한다.
그 일은 하나님께만 중요한 일일 뿐, 나에게 있어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로 치부하며, 어느 정도 하다가 그만둬도 될 가벼운 일, 혹은 귀찮고 중요하지 않은 일로 여기곤 한다. 이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었다. 그래서 일을 좀 더 편하고 대충 금방 끝내는 데 필요한 것들만 구할 뿐이었다.  
“하나님, 복음을 전하려면 이것도 필요하고 저것도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전 가진 게 없잖아요. 그래서 좀 힘들 것 같네요. 어쩌면 못해 드릴 수 있을지도 몰라요. 뭐, 돈이라도 좀 넉넉해야 베풀기도 하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사람들을 끌어모으죠. 생색도 좀 내면서 제가 주목도 좀 받고요.”
이런 나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전대나 배낭이나 신발을 가지지 말며 길에서 아무에게도 문안하지 말며”눅 10:4. 추수하는 일, 하나님의 일이 바로 나의 일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내가 바로 그런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일꾼이라면, 나의 편안함과 풍족함을 구하기 전에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을 먼저 구하지 않을까?
하나님 나라는, 낫이나 소나 트랙터나 경운기, 돈 따위로 이루어지는 나라가 아니라 추수할 일꾼들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나라다. 그리고 우리가 구할 때 하나님이 보내 주실 다른 일꾼들은 아마 대부분 우리가 추수하고 있는 바로 그곳에서 나올 것이다. 나 역시 언젠가 하나님이 보내셨던 어떤 일꾼들을 통해서 수확된, 그래서 그렇게 부름 받고 다시 추수하기 위해 보내진 일꾼이다. 이제 하나님의 마음을 아는 일꾼만이 구할 수 있는 것을 구하고 싶다.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