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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9월

사랑과 자유를 노래하는 젊은 날 <싱 스트리트>(2016)

과월호 보기 장다나(영화 평론가)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전학을 간 코너(페리다 월시-필로)는 매일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모델 지망생 라피나(루시 보인턴)를 사랑하게 된다. 자신을 인디밴드 보컬로 소개한 코너는 라피나를 위한 노래를 만들며 서서히 희망과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
<싱 스트리트>는 존 카니 감독의 세 번째 음악영화다. 이미 <원스>, <비긴 어게인>으로 그 감성과 연출력을 인정받은 존 카니는 <싱 스트리트>에서도 음악이 주는 감동과 더불어 사랑, 꿈, 치유의 과정을 섬세하고 탁월하게 포착한다.
<싱 스트리트>의 배경인 1980년대 더블린은 경제 불황과 청년실업으로 인해 꿈과 일자리를 찾으려는 젊은이들이 런던으로 대거 이동하는 시기였다. 이 시기에 더블린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감독은 암울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젊은이들의 유일한 희망은 음악뿐이었다고 되뇐다.
영화는 원리 원칙과 규율로 가득한 가톨릭 학교와 새로운 문화의 흐름을 적극 수용하려는 싱 스트리트 멤버들의 대치로 그 긴장을 이어간다. 이는 크게 구문화와 신문화의 대립을 의미하는데, 이는 곳곳에 무기력함과 에너지, 혹은 수긍과 저항, 어두운 도시와 빛나는 청춘의 대비로 확장된다. 그래서 감독은 산뜻한 색채와 아날로그적 분위기, 화려한 패션 등을 통해 최대한 198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를 재현하고, 친근감이 느껴지는 핸드헬드 기법을 사용한다거나 오래된 더블린의 도시에서 촬영해 마치 1980년대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멤버들의 음악이다. 음악은 젊은이들의 강렬한 저항의 메시지이자 치유 수단이다. 싱 스트리트 멤버들은 대부분 저마다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혼 위기의 부모를 둔 코너, 알코올중독 아버지가 있는 에먼,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는 배리, 유색인종에 대한 편견을 뒤집어쓰고 있거나 동성애자로 낙인찍힌 멤버들이 그렇다.
하지만 이들은 음악을 통해 자아와 열정을 확인하게 되고, 헝클어졌던 관계를 치유하게 된다. 이는 천 마디 대사보다 아름다운 곡들이 돼 영화의 서사에 힘을 더한다. 결국 <싱 스트리트>는 경직된 이름 싱 스트리트(synge street, 실제 학교 이름)를 부정하고, 사랑과 자유를 마음껏 노래하는 싱 스트리트(sing street)로 달려가는 젊은이들의 값진 성장 드라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