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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가을에 떠나는 삶의 여행

과월호 보기 박시온 기자

사계절의 순환 속에서 어느덧 짧지만 아름다운 가을이 찾아왔다. 분주하고 치열한 일상을 잠시 접어 두고, 먼저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 보면 어떨까. 주님과 함께 가을을 맞이하는 이웃들의 소박하지만 풍성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박시온 기자>

 

 

주님과 함께하는 산행
찬바람이 다가오는 가을에는 평소 익숙지 않은 산행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단풍이 물드는 산자락을 혼자, 아니 주님과 함께 오르고 싶다. 처음에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힘차게 발을 디딜 테지만, 아마도 중간쯤부터는 아무 생각 없이 땀을 쏟고 있을 것이다. 목표한 곳에 도착했을 때,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서 마음껏 주님을 찬양하고 싶다. 내려오는 길에는 수월해진 발걸음 한 번에 재미를 붙이고, 주위를 유심히 살피고, 별것 아닌 것에도 신기해하며 또 감사하고 싶다. 그래서 적당히 찬바람이 일 때, 가벼운 가방을 메고 그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산을 오르고 싶다.

- 정한나(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위로가 필요한 이의 벗이 되련다
벌써 가을이 되었다. 가을은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진심에만 마음이 가는 계절이다. 조금 더 깊이, 하나님의 마음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동참하고 싶다. 그래서 올 가을에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과 같이 울고 싶다. 이 험한 세상에서, 삶의 터전에서 내내 불같이 험난한 일들을 겪었을 이에게 나라도 보상을 해주고 싶은 것이다. "당신의 마음과 열정이 그러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알아주는 벗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아서, 그가 한 계절을 또 울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더욱 나의 것을 제쳐 놓고 그를 위로할 수 있는 벗이 되었으면 좋겠다.

- 김철수(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올 가을이 되기 전에 솔로 생활을 어떻게든 끝내 보리라 마음먹었다. 주님 안에서 교제하기를 꿈꾸며 오랫동안 배우자를 위해 기도했지만, 정작 만나고 소개받는 사람마다 만족스럽지 못했다. 배우자를 위해 이 정도면 충분히 기도한 것 같은데, 나를 방치(?)하시는 주님께 섭섭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럴 때쯤, 아는 언니가 8년 동안 배우자 기도를 한 끝에 그 기도제목에 딱 맞는 사람을 만나서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 야곱도 기나긴 기도 끝에 응답을 받았어. 인내하고 기도하자. 분명 더 멋진 배우자를 찾으시느라 조금 늦으실 거야.” 오늘도 기도한다. “집과 재물은 조상에게서 상속하거니와 슬기로운 아내는 여호와께로서 말미암느니라”잠 19:14.

- 김미란(서울시 강동구 성내동)

 

 

주님이 계획하신 변화에 순종하자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제 한국 땅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가을을 맞이할 것이다. 처음에는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변화가 두렵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러다 취미 삼아 집에서 애지중지 키우던 애벌레를 관찰하게 됐다. 애벌레는 뽕잎을 먹고 실을 짜서 고치가 되고 곧 고치에서 허물을 벗고 나와 나방이 되었다. 그들은 주님이 계획하신 변화에 열정적으로 순종했다. 마침내 그들이 모든 시험을 거쳐서 나방이 되었을 땐, 너무나 행복해 보였다. 하지만 불행히도 반항하며 누에고치에 안주한 친구들, 번데기에서 나오기를 거부한 몇몇 친구들은 곧 생명을 잃고 버려졌다. 이러한 과정을 지켜보면서 나는 마음을 추슬렀다. 익숙한 것에 안주하지 않고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나 역시 애벌레에서 나방으로 아름다운 변화와 성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님이 내게 계획하신 일들을 기대하자.

- 정태민(대전시 유성구 어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