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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4월

우리는 툴룽어로 하나님을 예배합니다

과월호 보기 윤누가 대표(GBT 성경번역선교회)

 매년 11월 11일은 성경 번역 사역에 참여하는 전 세계 공동체가 성경 번역을 위해 기도회를 하는 날이다. 이들은 아직도 자신들의 언어로 된 성경을 단 한 구절도 갖지 못한 1,530여 종족들과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성경 번역 현장에서 보내온 기도제목을 놓고 기도를 드린다.
작년 3월에 신약성경과 시편을 봉헌한 툴룽어 성경 번역 사역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말씀이 주는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툴룽어를 쓰는 사람들은 히말라야 깊은 골짜기에서 수천 년간 토속신앙과 힌두교를 믿으며, 오랫동안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들의 신앙과 전통을 고수하던 부족이다.
20년 전 이들의 마을에 한 선교사 가정이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 지금은 비행기와 차를 이용해 이틀 만에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당시에는 이틀 동안 버스를 타고도 5일을 더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 한 선교사 가정이 와서 툴룽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말을 배우기 위해서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고는 “왜 이 쓸모없는 툴룽어를 배우려 합니까? 이 말을 쓰고 있는 우리는 비천한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부족장의 딸은 “나는 툴룽어가 싫고, 툴룽 사람인 것이 싫어요. 네팔 사람이 돼서 하늘의 언어 같은 영어를 배우고 싶어요”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교사는 끊임없이 “툴룽어는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툴룽 사람들을 사랑하십니다”라고 말해 줬다.
20년의 시간이 흘러 2천여 명의 신자들이 생겨났고, 마을 곳곳에 복음의 열기가 뜨거운 교회들이 생겼다. 신약성경과 시편이 출판되자 성도들은 이를 축하하기 위해 2~3일 동안 길을 걸어서 봉헌식에 참석했다. 이제 히말라야 툴룽 부족이 사는 마을 곳곳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게 됐다. 툴룽 사람인 것이 싫다고 했던 소녀는 자신의 민족을 위해 성경을 번역하고 있다. 가는 곳마다 “우리는 툴룽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툴룽어로 말씀하시고, 우리는 툴룽어로 하나님을 예배합니다”라고 고백한다.
성경이 번역되는 현장마다 툴룽 사람들은 자신들의 언어와 민족에 자긍심이 생기고, 자신들도 하나님의 백성이 됐다는 감사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생명의 말씀은 개인을 살리고, 공동체를 살리며, 민족을 살아나게 한다.

기도제목
1. 툴룽어 구약성경 번역을 위한 재정과 여러 가지 필요를 채워 주소서.
2. 성경 번역이 진행되고 있는 곳곳에서 말씀으로 인한 변화가 계속 일어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