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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월호 보기 양기영 집사
대학교 때 활동했던 선교회에는 하나님과 함께하는 경건의 시간을 위해 노력하는 믿음의 선배들이 많이 있었다. 이 모습은 내게 큰 도전이 됐다. 어떤 선배는 큐티를 하기 전에는 식사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고, 다른 선배는 큐티를 통해 적용하기로 한 것을 실천하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곤 했다. 진실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가는 선배들의 모습은 내게 깊은 감명을 줬다.
대학교 새내기였던 나는 선배들을 따라 큐티하는 시간을 정하고, 큐티를 마치지 않으면 식사를 미루기도 했다. 하지만 철저함과는 거리가 멀어 여러 날 큐티를 거르기도 하며 ‘난 안 되는 걸까?’라는 생각에 낙심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님과 동행하는 내 삶에 여러 일들이 일어났다. 우리 교회에서는 <날마다 솟는 샘물>이라는 큐티지가 출간됐다. 담임목사님께서 이름 지어 주신 큐티지의 이름이 너무 멋지고 적절하다고 느꼈다. 나는 이 큐티지로 주일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큐티를 가르치고 배우는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학생들에게 큐티의 중요성을 알려 주고 큐티하는 습관을 길러 주려다 보니 가끔 이런 질문을 받을 때도 있다. “쌤은 언제부터 큐티를 잘했어요?”
학생의 질문 앞에서, 한동안 큐티가 몸에 잘 배지 않아서 고민하고 낙심했던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주님과 교제하며 매일 경건을 연습하는 자리에 나아가고 있었다. 매일 새로 주실 만나와 영의 샘물을 기대하며 아버지 앞에 나아가는 이 습관이, 언제인지 모르게 자연스레 자리 잡힌 것에 대해 깊은 감사가 올라왔다.
이제는 습관처럼 하루를 시작하는 경건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내게 가장 필요한 말씀을 주시고, 미리 기도하게 하시며, 어디에도 말 못하는 고민에 가장 적합한 대답을 주신다. 그래서 내가 변명하지 못하게 하신다. 하나님께서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가장 큰 상급이시며(창 15:1), 두려워하지 말라고 나를 안으시는 아버지(신 1:31)이심을 고백한다.
오래 걸렸지만,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큐티하는 습관이 굳은살처럼 삶에 박이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경건의 시간을 통해 항상 주님과 교제하며, 또 내 주변의 귀한 지체들에게도 같은 습관이 생길 수 있도록 권면할 것이다. 분명 그들도 큐티를 통해 풍성한 하늘의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