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솟는 샘물>을 시작한 지 2년이 다 되어 간다. 그런데 말씀을 읽고 묵상을 하지만 가슴이 뜨거워지거나 다음 말씀이 궁금해지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영적 무기력에 빠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이 안일한 내 믿음 생활을 재정비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생각하셨는지, 올해 나를 훈련 과정 속으로 밀어 넣으셨다. 안주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훈련을 받으면서 기도와 예배가 회복되는 은혜를 경험했다.
이전에는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확신하긴 했지만 그 사랑을 뼛속 깊이 느끼지는 못했다. 그런데 <날마다 솟는 샘물>로 요한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가슴이 저렸다. 그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말씀이 거기에 있었다. “유월절 전에 예수께서 자기가 세상을 떠나 아버지께로 돌아가실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시니라”(요 13:1). 예수님은 이제 자신의 죽음이 목전에 왔음을 아시고, 아직도 연약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시며 참사랑과 겸손한 섬김을 몸소 보여 주신다. 12명의 제자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 예수님. 그분은 지금 우리에게도 동일한 사랑으로 함께하신다.
주님의 사랑은 십자가에서 완성된다. 이번 고난주간처럼 십자가의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내가 죄인이라는 사실이 이렇게 가슴 아플 줄 몰랐다. 주님의 십자가! 바라보기만 해도 눈물이 났다. ‘우리가 무엇이기에, 예수님은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을까?’ 순전히 우리의 죄 때문에 십자가의 고통을, 우릴 향한 하나님의 진노를 온몸으로 받아 내신 예수 그리스도! 어찌 그분을 사랑하지 않고 경배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분의 사랑은 광대하며 무조건적이다.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런 하나님께 선택받은 나는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죄 덩어리인 나를 하나님의 자녀로 택해 주셨음에도 감사할 줄 모른다면 그것은 교만이 아닐까. 그러므로 이제는 받은 사랑을 나누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이제는 시야를 넓혀 예수님의 마음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거저 받았으니 거저 나누는 삶을 실천해야겠다. 나를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신 주님의 참된 사랑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제자로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