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ICK
과월호 보기 이복만 성도
에스겔서로 큐티를 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생각은 ‘하나님은 정말 무서운 분이시구나’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백성의 죄악을 낱낱이 지적하시는 하나님, 그들의 죄악대로 갚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당혹감과 두려움이 밀려왔다. 또한 에스겔서 말씀 속에 나타난 하나님의 진노와 그 표현으로 인해 오싹하기까지 했다. 또한 신앙서적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죄악에 대해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셨고, 나의 모습은 한없이 작아지고 있었다. 내 삶의 모습에서 이스라엘 백성처럼 직접적인 우상숭배나 자녀를 불살라 드리는 끔찍한 악행은 없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일상의 죄악들이 나에게도 분명히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나를 영원히 사랑하시며 나의 모든 부족함과 연약함과 죄악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완전한 속죄를 이루시고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을 믿고 있었다. 또한 그분은 나의 어떠한 죄악도 이미 용서해 주셨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의 죄에 대해 무섭게 심판하시는 하나님은 나에게 낯익은 하나님이 아니셨다. 그 아들을 주시기까지 나를 사랑하시며, 인자와 긍휼이 한이 없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모습에 익숙한 나에게 에스겔서의 하나님은 참으로 두렵고 떨리며 무서운 분이셨다.
그렇게 하루하루 큐티를 해가던 어느 주일 아침, 기도 중에 문득 떠오른 생각으로 인해 나의 막혀 있는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을 하였다. 바로 하나님께서 그렇게 무섭게 분노하시는 이유가 선명하게 이해된 것이다. 그 생각은 바로 내가 익히 알고 있던 내용으로, ‘만약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을 통하고 있는 모습을 그 남편이 본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였다. 더욱이 그 남편이 아내를 죽도록 사랑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하나님의 마음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스라엘 백성을 그토록 사랑했던 하나님이 그들에게 배신을 당하신 것이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하나님의 진노의 깊이는 바로 그분의 사랑의 깊이였다. 하나님의 질투의 깊이는 바로 그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의 깊이였던 것이다. 이런 깨달음이 들자 에스겔서로 큐티하면서 느꼈던 하나님에 대한 혼란과 두려움이 사라졌다. 진노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한없이 작아졌던 나의 모습이 다시금 하나님 안에서 평안한 마음으로 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