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현기 성도
나는 아내가 입원해 있는 병원에 매일 오전에 와서 간병을 하고 있다. 내 나이 팔순을 바라보지만 마지막까지 남는 것은 부부인가 보다.
모처럼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인사를 나누었던 목사님으로부터 <날마다 솟는 샘물>을 소개받았다. 처음에는 인사차 받았지만 집에 가서 책을 읽어보니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어서 포기하는 마음으로 있을 때, 목사님으로부터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라”는 권면을 듣고 다시 펼쳐 보았다. 성경을 읽고 문제를 읽어보니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더욱이 감사한 것은 신앙생활을 한다고 했던 내가 처음 보는 성경구절이 너무나 많은 것이었다. 또 성경 구절 하나하나를 풀어가면서 그 말씀의 비밀이 풀릴 때 감사가 저절로 나왔다. “하나님! 늦게나마 이 성경의 비밀을 알게 해 주신 것 감사합니다.” 이제는 자녀들에게까지 <날마다 솟는 샘물>을 보여 주면서 “너희들도 한번 큐티를 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창문 너머 휘날리는 꽃잎을 보면서 만나를 볼 수 있는 눈이 떠지고, 환자복을 입고 산책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감사가 저절로 나온다. 갑천에 흐르고 있는 물 위로 철새들을 보면서 지금까지 나 자신이 때만 되면 찾아오는 철새 교인이 아닌가 뒤돌아보게 되었고, 지금까지 있어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하나 둘 씩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제는 목사님에게까지 성경 말씀을 말하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목사님은 웃으시면서 “우리 성도님이 이제는 나보다 성경을 더 많이 아시네요” 하신다.
아침마다 무거운 몸을 일으키면서 먼저 감사의 기도를 한다. “내 남은 인생 주님의 뜻대로 살게 하소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특히 병원에 입원한 환우들뿐 아니라 간병인과 문병 온 사람들에게도 이 기쁨의 소식을 전할 수 있게 하소서.”
성경책을 펼치고 큐티를 시작한다. 잘 들리지 않는 내 귀에 주님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한다. 희미한 눈앞에 나를 향해 두 팔을 벌리고 맞아 주시는 주님의 모습이 보인다. 아픈 다리에 점점 힘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서서 두 손을 들고 찬양을 한다. 남들이 보면 노인이 망령 들었다고 할 것 같다. 집에 혼자 있을 때마다 외롭고 쓸쓸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달라진 내 모습을 본다.
매일 밤, 진심을 담아 하루의 마지막 기도를 한다. “하나님, 내 인생의 마지막 때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시는 순간까지 이 감격이 끝나지 않게 하시고, 고통 없이 주님께서 내 손을 잡고 천국으로 인도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