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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큐티나눔방 - 큐티, 주님과의 데이트 약속

과월호 보기 정상엽 성도

대학부 시절, 제자훈련을 시작하면서부터 <날마다 솟는 샘물>로 하루를 시작한 지 햇수로 4년이 되었다. 지금도 여전히 나는 학생 신분으로 캠퍼스에 머무르고 있지만, 나에게 있어 큐티의 의미는 그때와 사뭇 다르다.
제자훈련을 받기 한참 전인 고등학교 시절부터 날마다 큐티를 했지만 그 당시 나는 큐티를 하나님의 말씀을 먹는 시간이 아닌, 나의 복된 하루를 책임져 줄 부적처럼 여겼다. ‘제가 큐티를 했으니 오늘 하루도 저에게 복을 주세요’라며, 마치 기복신앙의 확인 도장을 찍는 것처럼 오랜 시간 큐티를 했다. 그래서 아침에 큐티를 하지 못한 날에는, 그날 당장 나에게 안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에 계속 출석하며 예배를 드리고 큐티도 했지만, 정작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고 나의 구주로 고백할 수 있게 된 것은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였다. 나에게 세상적인 복을 주시는 분으로만 인식되었던 예수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셨고, 나에게 새 생명을 주신 분이라는 고백을 하게 된 후 나의 신앙생활은 많은 것이 달라졌다.
그중 하나가 바로 큐티였다. 전에는 큐티 본문 말씀과 해석, 기도문을 읽는 것이 전부였다면, 주님을 구주로 고백한 이후에는 ‘이 말씀을 통해서 오늘 나에게 하시고자 하는 말씀이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묵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성경을 읽을 때에도 무작정 읽는 것이 아니라 말씀 속에 담긴 메시지를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대학부에서 제자훈련과 리더 교육을 받는 동안 큐티 세미나 등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교육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배운 것을 적용할수록 아침마다 <날마다 솟는 샘물>을 펼쳐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이 점점 길고 깊어져 갔다. 지금은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해서 적용하는 과정을 큐티지에 적어가며 <날마다 솟는 샘물>을 나와 주님의 대화록이자 신앙 일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큐티를 하는 것 자체가 나의 구원을 보장해 주거나, 나를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지금보다 더 무늬만 그리스도인이었던 시절의 나도 날마다 나름의 큐티 시간을 가졌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큐티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주님과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시간으로 다가온다.
정해진 시간에 주님을 만나서 그분이 주시는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주님과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시간. 사랑하는 연인 또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닮아가며 사랑이 깊어지듯이, 큐티를 통해서 주님을 더 알아가고 닮아가며 주님을 더욱 사랑하는 나와 우리 모두가 되길 바라고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