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박은영 집사
예전에 나에게 있어서 큐티는 마음의 짐이었다. 하긴 해야겠고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지속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어느 달은 <날마다 솟는 샘물>을 구입해 놓고, 하루도 들여다보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래도 다음 달 또 구입하면서 ‘이것이 옳은 행동인가,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을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감당하진 못했지만 그 전달보다 몇 장 더 감당한 것에 내심 대견해하며, 또 다음 달 다시 <날마다 솟는 샘물> 구입하기를 반복했다.
그러다가 몇 년 전 다락방 순장님께서 <날마다 솟는 샘물>이 많이 밀렸으면 새 교재를 사지 말고 예전 것으로 해도 은혜가 된다는 말씀을 하셨다. 거의 새 교재 수준으로 있는 책이 아깝기도 하고, 그래서 어느 달은 지나간 교재로 큐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날 그날 필요한 말씀을 주시는 것이 아닌가. 비록 표시된 날짜는 이미 지나갔지만, 주님은 오늘의 맞춤 말씀으로 나를 만나 주셨다. 그것이 힘이 되고 신기해서, 말씀으로 하루하루를 채워 나갔던 기억이 있다.
작년에 제자훈련을 받았다. 매일 매일의 큐티는 제자훈련의 필수과제였다. 많은 과제 중에 하나로 큐티를 시작했지만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나면서 눈 뜨자마자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날마다 솟는 샘물>이 되어 버렸고, 이제는 큐티지를 펴기 전에 주님께 먼저 기도 드린다.
“주님, 오늘의 말씀을 주소서. 오늘 하루 이 말씀을 가지고 어려울 때나 기쁠 때나 저에게 주신 말씀으로 붙들고 살게 하소서, 저는 지혜가 없습니다. 성령님, 깨닫는 은혜를 주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어느덧 하루의 바쁜 일과를 보내면서도 무시로 말씀을 붙드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고, 이것이 습관과 체질이 되어 버린 것을 보면서 스스로 놀랍고 감사드린다. ‘내용관찰’을 통해 성경에 대한 지식이 더해지는 재미를 알게 되었고, ‘연구와 묵상’을 통해 주님의 뜻을 살펴보는 귀한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또 ‘느낀 점’을 통해 교훈을 얻게 되고 ‘결단과 적용’을 통해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골방기도’를 통해 기도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은혜의 자리에 날마다 나아갈 수 있음에 감사하다. 무엇보다 제일 큰 은혜는 주님을 알아간다는 것이다. 또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것도 큰 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