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진수경 집사
사무엘상 큐티를 하면서 사울과 다윗의 마음 중심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울은 ‘자신’이 마음 중심에 있었고, 다윗은 ‘하나님’이 중심에 있었다. 사울은 전쟁 전에 사무엘을 기다리다가 직접 제사를 진행했고, 사무엘이 책망하자 하나님의 책망보다 백성의 눈을 더 무서워했다. 또한 전쟁 중에 얻은 모든 것을 없애라는 하나님의 명령보다 물권에 눈이 어두웠고, 그것을 책망하는 사무엘에게 변명하는 데 급급했다. 하나님의 영이 그에게서 떠날 것이라는 사무엘의 말에 그는 회개하기보다는 세상이 그것을 알까봐 노심초사했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을 죽이려고 혈안이 된 사울을 두 번이나 죽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도, 그가 하나님의 기름 부음 받은 자라는 것 때문에 그 기회를 버렸다. 또한 자신을 모욕한 나발에게 보복하려 했을 때에도 용서를 빌러 온 아비가일을 보며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자신의 결심을 되돌렸다. 이렇듯 그는 자신의 생명, 자존심, 명예가 위협을 받을 때도 하나님의 마음이 먼저였다.
이러한 사울과 다윗을 보면서 ‘나는 어떤 사람에 가까운가’ 하고 되돌아보게 되었고, 부끄럽게도 ‘사울에 가까운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하나님 뜻대로 하겠습니다”라고 해 놓고, 세상의 눈과 평가가 더 두려웠음을 고백한다.
시아버님이 편찮으실 때, 주변 사람들이 시아버님을 우리 집 근처로 이사 오시게 하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며 신중을 다하라고 조언했었다. 원래 편안한 어른은 아니셨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분이셨기에 오랜 기간 기도하며 주님의 뜻이면 순적하게 진행해 달라고 간청했다. 정말 기적처럼 그렇게 되었고, 아버님은 5년 후에 나으셨다. 그런데 이전보다 더 강해지신 아버님의 모습에 나는 점점 힘들어졌고, 게다가 얼마 전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하게 됐다. 이러한 상황이 되자 나는 하나님께 원망을 쏟아냈다. “세상에서는 바보짓으로 여겨져도 하나님 뜻이라고 생각해서 행했는데, 제게 남은 것이 이것인가요?”
그때 사무엘상을 통해 묵상했던 다윗이 생각났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두 번이나 사울을 살렸지만, 그가 죽을 때까지 도망해야 했던 다윗. 그러한 다윗의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이 아닌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의 눈을 의식하는 믿음 없는 내 모습이 사울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떨궜다. 그리고 기도했다. “하나님 저도 다윗같이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 다윗같이 강한 믿음의 소유자가 되면 좋겠어요! 제게 힘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