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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월

큐티나눔방-하나님의 열심

과월호 보기 최영애 집사

오래 전부터 <날마다 솟는 샘물>과 <생명의 삶> 등으로 경건시간을 가져왔었다. 성경을 읽고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시고, 오래 참으시는지 깨닫게 되었다. 또한 인간이 얼마나 하나님께 불의하고 불순종하며, 하나님의 징계를 받으면 납작 엎드렸다가 또 다시 하나님께 등을 돌리는, 그 끝을 알 수 없는 완악함을 보며 기가 막혔고 분통이 터졌다.

매일 나는 각 질문마다 빽빽이 답은 물론, 연구·묵상한 것, 느낀 점, 적용들을 적으며 뿌듯해 했다. 큐티 책이 쌓여 갈수록 나의 신앙과 믿음이 커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럴수록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면서 느꼈던 감동과 사랑은 없어지고, 오직 책의 여백을 채우는 것과 다른 사람의 칭찬과 부러움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 채 자기중심적인 큐티를 하던 어느 날, 로마서 8장을 묵상하다가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말씀이 비수처럼 내 마음에 꽂혔다. 주님께서 “영애야, 나는 죽어서 썩은 냄새 나는 너를 살려 영원히 나와 교제하게 하고 서로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귀한 내 외아들을 죽게 했는데, 너는 왜 점점 더 자신에게로만 침잠해 가며 나를 외면하니?” 하시는 것 같았다. 꽤 잘 하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이 한낱 악취 나는 썩은 시체에 불과한 것이라는 깨달음이 나를 가슴 아프게 하고 절망하게 했다.

돌아보니 큐티를 하며 그렇게 비난했던 대상인 ‘인간’ 안에 ‘나’는 없었다. 내가 비난하고 못마땅하게 여겼던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다 나의 모습이었고, 나는 그들보다도 못한 쓰레기였다는 것이 하나님의 빛 앞에서 선명하게 드러나서 몸을 똘똘 말고 울며 회개했다.

다른 한편, 버러지만도 못한 나를 하나님께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해 구원해주심에 감격하고 감사가 넘치게 되었다. 그렇게 두 마음이 갈등하면서 점점 내가 쪼개지고 떨어져 나가며 내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새어나옴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온전히 부서지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빛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바울 사도처럼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교만하고 더러운 나를 깨우치시고, 내 안에 시작하신 선한 일을 이루시기 위한 하늘 아버지의 열심을 깨달을 때마다 감사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래서 영원히 나와 동행하시며, 나를 하나님의 섭리와 경륜 안에서 부수고 메우시며 결국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빚으실 주님만을 바라보며 오늘도 말씀을 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