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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5월

우리 가정을 섬기기 위한 작은 결단 하나

과월호 보기 안소영 기자

가정은 이 세상의 어느 공동체보다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섬김이 서로를 통해 드러나는, 또한 드러나야 하는 공동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가장 소중한 가족들의 안식처인 ‘가정’은 종종 우선순위의 맨 뒤에 놓이곤 한다. 만약 그랬다면, 이번에 결심해 보자. 우리 가정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실현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섬길 수 있을까? 이번 호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이런 결심을 한 독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아내를 위한 식사 준비 최정석

가정에서 집안일을 해오던 아내가 20여 년 만에 직장을 나가게 됐다. 경제 사정상 감사한 일이지만, 아내는 익숙하지 않은 일에 힘든 것 같다. 지쳐 잠든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직장까지 거리도 꽤 멀다. 얼마 전부터 내가 아내보다 빨리 집에 돌아오게 되면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오기 전에 저녁을 차려놓으려고 콩나물국도 끓이고, 김치찌개도 끓였다. 집안일이 익숙지 않다 보니 시간이 꽤 걸린다. 어느새 아내가 돌아와서 결국 함께 준비하곤 하는데, 그 즐거움 또한 쏠쏠하다. 집안일이라고는 거의 하지 않던 내가 달라지니 아내도 은근히 감동하는 것 같고. 조만간 정말 근사하게 저녁을 차려놓고 아내를 맞이해야겠다.


고향집에 내려가기 박종필

참 오랜만에 누나 집에 다녀왔다. 매형과 누나, 건강을 회복하고 신학대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동생, 제대를 몇 달 앞두고 벌써 휴대폰을 장만한 막내아우, 그리고 강아지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였다. 시골에 계신 아버지가 빠져서 아쉬웠지만 이만큼 여럿이 모인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계신 진도에 안 들른 지 벌써 1년이 훌쩍 넘었다. 꿈을 이루기 위해 공부한다는 핑계로 가족들에게 참 무심했다. 우리 가족들이 섭섭한 만큼 우리 주님도 섭섭하셨으리라. 이번 5월에는 집에 내려가서 아버지를 뵈어야겠다. 맛있는 반찬도 많이 만들어 드리고 와야겠다. 인터넷으로 맛있는 요리 래시피를 찾아봐야지.


일주일에 한 번 가족과 식사하고 청소하기 김민경

내가 우리 가정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섬기기 위해 결심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일주일에 한 번 집안 청소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주일 아침마다 부모님과 식사하는 것이다. 매일 아침 일찍 나가고, 저녁에는 늦게 들어오니 가족과 함께 식사할 시간이 너무 없다. 그래서 주일 아침만큼은 꼭 부모님과 같이 식사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더 늦게까지 자고 싶을 때도 많지만 부모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부모님은 이런 나의 결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신다. 그렇지만 이런 나의 작은 섬김이 언젠가 부모님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깨닫게 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쓰레기 분리수거 하기 구원경

며칠 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고 집에 들어온 아내가 신경질을 냈다. 아내는 “밖에 나가 봐, 분리수거는 죄다 남자들이 하러 나온다고” 하며 속상한 마음을 가득 담아 투덜거렸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집안일은 쓰레기 분리수거다. 설거지를 하라고 하면 하겠고, 청소를 하라면 하겠는데(물론 그렇다고 설거지나 청소를 자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리수거는 정말 하기 싫다. 쓰레기를 버리러 들락날락하는 것도 그렇고, 플라스틱과 종이가 붙어 있는 경우 일일이 다 떼어서 분리해야 하는 게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또 혼합형 쓰레기는 어디에다 버려야 하는지 고민해서 결정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