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2008년 08월

하나님과 함께 떠난 여행

과월호 보기 방민경 기자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마음에 더 가까이 가기를 소망하며,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으로 하루 여행을 떠났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많이 하나님을 생각했었는지 돌아보자. 모든 일을 멈추고, 하나님만을 생각하고, 그분의 마음에 주파수를 고정할 수 있는 조용한 곳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우리 민족이 아직 예수를 몰랐을 때, 귀한 이름을 들고 이 땅에 찾아온 발자취들을 느끼고 싶어 양화진에 갔다. 이대훈(34)


“전도는 사명이다, 우리는 다 선교사다”라고 말하지만,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간절함이 내 안에 일지는 않았다. 그리스도인들이 당연하게 말하는 ‘잃어버린 영혼에 대한 안타까움’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답답하게 만들었고, 한 영혼을 향한 간절함이란 어떤 것일까라는 궁금증도 생겼다. 그래서 홀로 양화진을 찾아갔다. ‘주님, 복음 들고 이 땅에 찾아온 선교사님들과 같은 마음을 제 안에 부어 주세요’라는 간절한 기도와 함께.
화려하지 않은 곳에 누운 선교사들, 곳곳에 서 있는 낡은 십자가, 잃어버린 영혼을 향한 간절함이 담긴 묘비는 그들의 조용한 죽음을 말해 주었다. 눈부신 햇살, 푸른 잔디 사이로 솟은 무덤과 낡은 묘비 앞에는 그들의 열매인 내가 서 있었다. “누가 나를 위해 갈꼬?”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절절하게 밀려왔다.

 

 

할 일이 많이 쌓여 있는 사무실을 벗어나 하나님과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남산을 찾았다.  김세희(38)

퇴근길, 노을이 질 때쯤 운동하는 사람들도 간간히 지나가고, 산책 나온 사람들도 보였다. 도심 속에서 찾은 모처럼의 여유를 하나님과 열심히 즐기고 싶었던 나는 요즘 자주 묵상하던 말씀을 가지고 산책길에 올랐다.
완만한 산책길을 지나, 제법 가파른 등산길로 접어들면서, 오히려 하나님을 더 깊이 묵상할 수 있었다. 기도하며 오르는 가파른 산길. 콧잔등에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이렇게 하나님과 대화하며 남산 정상에 서서 서울의 야경을 내려다보면서 하나님이 주신 인생 여정을 생각해 보았다.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이런 게 아닐까? 삶의 여정에 가파른 길은 누구에게나 있다. 여정의 피로는 같으나, 우리에게는 다른 것이 있다. 하나님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던 이 길이 끝나면 그 추억이 영원히 남을 뿐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나눌 대화가 또 생긴다는 것.

 

 

하나님이 내게 주신 비전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떠난 예수원.  이아영(30)
태백산 언저리에서 하나님은 나를 지으신 그분의 비전으로 초대하셨다. 항상 느끼지만, 내 간구와 하나님의 뜻은 차이가 있다.
고요한 예수원에서 맞이한 아침, 나를 비우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채워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과 함께 서고, 예수 그리스도의 눈물을 내 안에 채우고. 하나님의 뜻은 여기에 있었다. 세상의 악, 어른들의 악행, 모난 사회의 모습이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내 기도제목이요, 내 아픔이었다.
고요한 예수원의 겟세마네 야외 기도장, 내가 주님의 이름을 위한다며 얼마나 세상에서 잘되기를 원했는지 깨달으니 마음이 아려왔다. 산새 소리가 고요히 울리는 숲에서 잠잠히 하나님과 시간을 보냈다. 주님의 뜻 가운데 그분의 심장을 가지고, 그분이 원하시는 곳에 서 있고 싶었다. 이것이 나의 잘됨이었다. 때론 이 일이 세상의 성공이 될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예수원 여행으로 하나님은 그분의 마음을 내게 나눠 주셨다. 세상을 향한 그분의 눈물도, 아픔도, 간절함도, 안타까움도 선물해 주셨다.

 


이른 아침, 친구와 함께 아침고요수목원을 찾았다.  박영애(25)
맛있는 도시락과 돗자리 그리고 성경책을 준비해 여행길에 나섰다. 출발하면서, 자연 속에서 하나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자며 친구와 약속했다.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나만 생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고, 편한 친구와 잔디밭에 누워 성경책을 읽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그 말씀이 푸른 초장 가운데 누운 내 마음에 깊이 와 닿았다. ‘내게 부족함이 없다. 내게 부족함이 없다.’ 정말 그랬다. 비전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일상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내 안에 소원을 주신 하나님과 특별한 만남이 필요했다.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 그리고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초록빛 넓은 잔디밭에서 창조주 하나님을 느꼈고, 그 안에서 쉼을 누렸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하나님과 떠난 아침고요수목원 나들이, 아버지의 마음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