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월호 보기 김보람 성도
나에게 있어 매일 QT를 통해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일은 여전히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마가복음을 묵상하며 내 안에 예수님을 믿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했다. 말씀을 읽으며 나는 딱딱하고 형식적으로 변해버린 내 신앙생활을 직면하게 됐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탈북자 공동체에서 많은 일을 했다. 하나님이 그곳으로 인도해 주셨다는 확신이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공동체에 대한 사랑도 커져가는 듯했다. 처음에는 하나님이 나를 사용하신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고, 간혹 위기는 찾아왔지만 하나님께 엎드릴 때마다 새롭게 회복하시는 은혜도 경험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의 참 복된 시간이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나는 마음의 시험들로 괴로워하고 있다. 내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린 것 같았고, 어느 순간 모든 섬김의 자리가 부담스러워 모든 걸 그만했으면 싶었다. 내 옆에 있는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교회 일만 하는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왜 나는 예수님을 믿으며 깨닫게 되는 참 자유와 참 기쁨, 예수님을 전적으로 의지해 그 품에서 느끼는 참 평안을 누리지 못하고 있나?’
율법과 형식에 매여 여전히 죄의 종노릇하며 예수님을 거부하는 바리새인들의 모습에서 나를 보게 됐다. 예수님을 바라보지 않고 내 힘으로 섬기려는 고집 때문에 더 이상 섬기는 일이 기쁘지 않고 심지어 하나님을 원망하기까지 했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막 2:17).
나를 부르시는 예수님의 이 긍휼한 음성을 거부하고 교회에서의 의무를 다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자만했었다. 예수님을 알면 알수록 내 마음은 더욱 뜨겁고 은혜가 넘쳐야 되는데 내 교만이 그것을 가로막은 것이다. 예수님을 믿는 자가 누리는 참 기쁨의 비결은 예수님을 순수하게 바라보는 마음인 것 같다. 난 성숙했고 이제는 하나님을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철든 자식처럼 굴었지만, 사실 나는 여전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한 존재일 뿐이다.
예수님이 주신 사랑의 마음, 긍휼과 겸손으로 나에게 맡겨 주신 영혼들을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기를, 자기 의를 내세우며 율법에 매인 바리새인의 삶이 아니라 예수님을 닮아가는 내가 되길 오늘의 QT를 통해 다시 한 번 다짐한다.